[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와 그간의 투자 감소로 국제유가가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한국은행의 전망이 나왔다.

 

다만 겨울철 이후에는 난방 수요가 감소하고 주요 산유국의 증산 영향으로 향후 수급불균형은 점차 완화되리라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이 27일 발간한 '해외경제 포커스-최근 해외경제 동향'에 따르면 국제유가는 두바이유 기준 배럴당 90달러대로 상승했다. 이번 달 1일부터 23일까지 평균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92.3달러에 달한다. 같은 기간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96.4달러로 집계됐다.

 

경기 회복에 따른 수요 증가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 오펙플러스(OPEC+) 등 주요 산유국의 생산 목표치 미달로 수급 불균형이 지속되면서 원유 재고가 감소하고 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석유 재고는 지난달 26억8000만 배럴로 이전 5개년 평균을 9% 밑돌고 있으며 2014년 중순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 미국 중부 지역 한파,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증대되면서 유가 상승세가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 한은 분석이다.

 

다만 EIA, 영국 옥스퍼드경제연구소(OEF) 등 주요 기관은 겨울철 이후에는 난방 수요가 줄고 주요 산유국이 증산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IA는 브렌트유 기준으로 올해 상반기 유가가 배럴당 88.5달러, 하반기 배럴당 78달러로 연간 배럴당 83.3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영국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은 상반기 배럴당 92.2달러, 하반기 82.6달러, 연간 77.6달러, OEF는 상반기 배럴당 88.5달러, 하반기 84.1달러, 연간 86.3달러가 될 것으로 관측했다.

 

천연가스, 석탄, 비철금속, 곡물 등 기타 원자재 가격도 고공행진을 지속하는 추세다. 네덜란드 TTF 거래소 기준 천연가스 가격은 이달 1~23일 평균 전월 대비 8.2% 하락했다. 같은 기간 호주 뉴캐슬 거래소 기준 석탄 가격은 14.4% 상승했다.

 

천연가스 가격은 올해 들어 유럽 지역 동절기 기온 상승, 해외 수입 증가 등으로 하락했으나 코로나 이전 대비 4배 수준으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과 아시아의 LNG 잉여 물량이 유럽으로 재판매 되는 등 지난해 12월 미국의 대 유럽 LNG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한 데 따른 결과다.

 

석탄 가격은 주요 수출국의 공급 차질과 천연가스에 대한 대체수요 등으로 최근 들어 다시 올랐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자국 내 석탄 재고 축적, 정전 예방 등을 위해 1월 중 발전용 석탄 수출을 제한했고 호주에서는 우기로 인해 생산 차질이 발생했다.

 

반면 LMEX 비철금속지수는 같은 기간 전월 대비 2.8% 상승했다. 알루미늄 가격은 유럽 및 중국의 생산 축소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긴장 고조로 전월보다 6.8% 상승해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구리 가격은 재고량이 역대 최저 수준을 나타내면서 공급 부족 우려가 심화해 전월 대비 1.7% 상승했다.

 

스탠더드앤푸어스(S&P) 곡물지수 역시 전월보다 6.6% 급등했다. 대두, 옥수수 가격은 라니냐 여파로 인한 남미 지역 가뭄에 따른 생산 감소 전망 등으로 각각 12.9%, 5.7% 올랐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