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자영기자] 정부가 시스템반도체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시스템반도체 및 장비산업 육성전략"을 발표했다.
오는 2015년까지 1조7000억원을 투입해 핵심기술을 개발하고 세계최고 수준의 중견기업 30개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지식경제부는 9일 '반도체 KOREA, 제 2의 도약'이라는 모토의 시스템반도체 육성전략안을 발표했다.
메모리반도체 위주의 국내 반도체 산업을 오는 2015년까지 시스템반도체 위주로 전환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반도체 강국으로 불리는 우리나라지만 이는 메모리반도체에만 해당하는 얘기다.
자동차와 휴대폰, 디지털TV 등의 '두뇌'라고 할 수 있는 시스템반도체 산업은 우리나라의 세계시장점유율이 3%에 불과할 정도로 미약하다.
메모리반도체는 이미 기술 발전이 한계에 이른데다 시장도 축소되고 있어 한시라도 빨리 시스템반도체를 육성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정부는 오는 2015년까지 민관합동으로 1조7000억원의 자금을 투입해 시스템반도체 핵심기술을 개발하기로 한 것.
휴대폰이나 디지털TV, 자동차 관련 기업의 수요에 맞춘 시스템반도체 기술을 선정해 대형 연구개발(R&D)을 추진한다.
기존에는 소형 R&D로 과제당 5억원 가량이 지원됐다면 앞으로는 대형 과제를 발굴해 과제당 30억원 가량을 지원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시스템반도체 핵심기술을 보유한 글로벌 중소·중견기업을 육성하려는 의도다.
또 시스템반도체의 핵심분야라고 할 수 있는 팹리스(설계전문) 기업 30개를 집중 육성하기로 했다.
정부와 수요기업이 참여해 1500억원 규모의 반도체펀드를 만들어 팹리스 기업을 지원하고, 5년간 민관 500억원을 지원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스타중견기업 10개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팹리스 기업에서 도출된 설계를 기반으로 생산을 맡는 파운드리 업체도 동시에 지원해 둘의 동반성장을 꾀하기로 했다.
민간기업도 파운드리 설비투자를 오는 2015년까지 5조원으로 확대할 계획이어서 정부는 국내 파운드리의 세계 시장점유율을 지난해 6%에서 15%로 9%포인트 가량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정부는 이번 시스템반도체 발전전략을 통해 고용 문제도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시스템반도체는 메모리반도체보다 팹리스 과정에서 약 10배 가까운 인원이 필요하기 때문에 고용창출 효과가 크다는 주장이다.
오는 2015년까지 2만2000명의 신규고용 창출을 목표로 다양한 인력양성 프로그램을 개발, 지원하기로 했다.
문신학 지경부 반도체디스플레이 과장은 "팹리스 산업은 고급인력들에게도 매력있는 직장인데 잘 알려지지 않았다"며 "알려질 경우 고용창출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번 발전전략을 통해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시스템반도체 국산화율을 50%까지 끌어올리고 장비 국산화율도 35%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문 과장은 "선진국의 경우 반도체라면 시스템반도체를 의미한다"며 "우리가 80년대 이후 메모리 분야에 대한 과감한 투자와 민관합동 연구개발을 강화해 세계 최강자로 부상했던 만큼, 시스템반도체도 육성할 계획"이라고 의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