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가 넷플릭스·유튜브 등 콘텐츠 제공사업자(CP)들도 데이터 전송망 투자를 분담할 책임이 있다는 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확인됐다. 분담 방식으로는 정부가 조성한 펀드에 CP가 투자하는 형태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1일(현지시간)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GSMA는 지난달 28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2022와 함께 개최한 이사회에서 이같이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GSMA 이사회는 세계 통신사 최고경영자(CEO)급 임원들이 모여 구성한 통신업계 최고 의사결정기구다.
GSMA 이사회 소속인 구현모
KT(030200) 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GSMA 이사회가 GSMA 산하 스터디그룹 정책 부문의 글로벌 CP 망투자 분담안 보고서를 승인했다"며 "보고서의 주요 내용은 지금까지는 통신 사업자만 했던 망 투자를 앞으로는 글로벌 CP도 함께 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구 대표는 "지금까지는 망 투자를 통신사업자 혼자 해왔지만, 앞으로는 글로벌 CP도 망 투자를 분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 이사회 의견"이라면서 "분담한 만큼 이용자들한테 혜택이 돌아갈 가능성이 커진다"고 말했다.
넷플릭스 체험존 모습. (사진=뉴시스)
아울러 GSMA 산하 정책 연구 그룹은 정부가 주도하는 펀드를 만들고 글로벌 CP가 참여하는 형태가 실현가능성이 높다는 제안을 보고서를 통해 건의했고 GSMA는 이를 채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논의가 바로 실행력을 가지는 것은 아니다. 실행 여부는 법을 만들거나 법을 집행하는 영역에서 정해지는 것이기 때문에 각국의 법안 제정·실행 등이 담보돼야 한다.
글로벌 이동통신사업자들이 글로벌 CP의 망 투자 분담안 필요성에 한목소리를 내면서 국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넷플릭스와 SK브로드밴드 간 망 사용료 지불 이슈에 판도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앞서 넷플릭스는 지난 2020년 4월 SK브로드밴드와 망 대가 관련 협상을 할 필요가 없다는 취지의 채무부존재 확인의 소를 제기했지만 1심에서 패소했다. 이후 지난해 항소심을 제기했고, 오는 3월16일 변론기일이 예정돼 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