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헤르손 점령·마리우폴 맹공…민간인 사망 급증

3일 2차 회담서 가시적 성과 기대하기 힘들 듯
유엔, 긴급총회 열고 러 규탄하고 철군 요구하는 내용 결의안 채택

입력 : 2022-03-03 오후 4:10:03
[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8일째인 3일 러시아군은 남부의 주요 항구도시인 헤르손을 점령하고, 마리우풀을 포위한 뒤 맹공에 나서고 있다. 러시아군은 북동부 도시 하르키우(하리코프)도 집중 공격하며 수도 키이우(키예프)를 향해 조금씩 진격하고 있다.   
 
영국 BBC방송, 뉴욕타임스(NYT)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15시간 동안 마리우폴에 포격과 공습을 가했다. 마리우폴을 점령하면 2014년 러시아가 강제병합한 크름반도(크림반도)와 동부 돈바스 지역이 육로로 이어져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세르히 오를로프 마리우폴 부시장은 BBC에 "정확히 피해자를 집계할 수 없는 상황이나 최소 수백 명의 사망자가 발생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군이 도시의 주요 인프라를 공격해 수도와 전기 공급에 차질이 생기고 식량 부족 사태가 발생했다"며 "인도주의적 재앙에 가깝다"고 밝혔다.
 
이날 우크라이나 남부의 전략적 요충지인 헤르손도 러시아군에 점령됐다. 이고르 콜리카예프 헤르손 시장은 "러시아군이 거리에 진입해 시의회 건물까지 뚫고 들어왔으며 며칠간의 치열한 전투 끝에 우크라이나군은 인근 도시인 미콜라이우 쪽으로 후퇴했다"고 말했다. 
 
민간인 거주시설까지 공격이 이뤄지는 등 러시아군의 공세가 강화하면서 민간인 인명피해 우려도 커지고 있다. 유엔인권사무소는 지난 1일 오전 0시 기준으로 227명의 우크라이나 민간인이 숨지고 525명이 부상했다고 집계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측은 최소 민간인 2000명 이상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지난달 8일에 이어 3일 폴란드와 접경한 벨라루스 서남부 브레스트주의 '벨라베슈 숲'에서 두 번째 회담을 진행한다. 1차 회담 당시 양측이 5시간 동안 협상을 이어갔으나 뚜렷한 성과를 내놓지 못한 것처럼 양측간에 타협점을 찾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의 정당성을 주장하며 완고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2일(현지 시간) 아랍권 방송 알자지라 인터뷰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6일 '3차 세계대전'을 언급한 것을 인용하며 "제3차 세계대전이 일어난다면 파멸적인 핵전쟁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내 군사작전은 우크라이나의 비무장화와 핵무기 보유를 위한 것"이라고 재차 주장하면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우리 안보를 위협하는 공격 무기를 확보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미국과 유럽연합 등 서방국가들의 금융제재가 강화되자 지난달 27일 핵 운용부대의 준비태세 돌입을 지시했으며, 러시아 국방부는 지시에 따라 핵전력 강화 태세에 돌입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장거리 폭격기를 운용하는 전략로켓군과 북해·태평양함대, 장거리항공사령부 등 3개 부대가 준비태세를 취했다고 밝혔다.
 
한편 유엔은 2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긴급특별총회를 열어 러시아를 규탄하고 철군을 요구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채택했다. 결의안에는 "러시아의 2월24일 '특별 군사작전' 선언을 규탄한다"며 "무력 사용 또는 위협으로 얻어낸 영토는 합법적으로 인정되지 않는다"는 내용이 담겼다. 
 
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제2도시 하리코프 거리가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초토화된 모습. (사진=연합뉴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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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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