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라·우크라, 2차회담서 '인도주의 통로 개설' 합의

조만간 3차협상 예고…민간인 탈출 뒤 대대적 군사 공격 우려도

입력 : 2022-03-04 오전 9:58:06
[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3일(현지시간) 2차 평화회담을 열고 인도주의 통로 개설과 이 통로 주변 휴전에 합의했다.
 
타스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벨라루스 서남부 브레스트주의 '벨라베슈 숲'에서 오후 6시부터 약 3시간 동안 지속된 평화회담 결과 양측은 이 같이 합의하고 조만간 3차 회담을 이어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인도주의 통로의 위치와 개설 시점 등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나 조만간 운영을 위한 연락·조율 채널을 만들 방침이다.  
 
우크라이 나측 대표 미하일로 포돌랴크 대통령실 고문은 "많은 도시가 포위돼 있어 인도주의적 측면을 주로 논의했다"면서 "양측은 민간인 대피와 가장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는 지역에 식량과 의약품을 전달하기 위해 인도주의 통로를 공동 제공하는 데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도주의 통로에서 대피가 이뤄지는 동안 일시적으로 휴전이 이뤄질 수 있으며, 휴전은 대피를 위해 인도주의 통로가 개설된 곳에서만 준수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양측은 조만간 3차 회담을 이어가는 데도 합의했다. 우크라이나 측은 "기대한 결과는 얻지 못했지만 3차 협상에서 대화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 측은 우크라이나와 2차 협상 결과에 대해 "이번 회담은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러시아 대표단 단장인 블라디미르 메딘스키 대통령 보좌관은 "오늘 해결한 주요 문제는 무력 충돌 지역에 남은 민간인 구조 문제였다"고 말했다. 
 
핵심 사안을 두고 양측의 입장차는 좁혀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측은 러시아에 즉각적인 적대행위의 중지와 돈바스·크림반도를 포함한 자국 영토에서 러시아군의 철군을 요구하고 있다. 러시아는 돈바스지역의 친 러시아 반군이 세운 도네츠크공화국과 루한스크(루간스크)공화국의 독립을 인정하고 우크라이나의 동맹 비가입을 명문화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선 러시아가 이 같은 합의로 민간인들을 탈출시키면 대대적 군사 공격을 감행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러시아군은 현재 우크라이나 남동부 에네르호다르에 있는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원전) 장악을 위해 공격 중이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4일(현지시간) 새벽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자포리자 원전에 화재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방사능 유출 관련 사고 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러시아 대표단과 우크라이나 대표단이 3일(현지시간) 폴란드와 접경한 벨라루스 서남부 브레스트주의 '벨라베슈 숲'의 회담장에서 2차 평화회담을 시작하며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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