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코로나19 장기화로 외식 대신 집에서 마시는 '홈술'과 혼자 마시는 '혼술'이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으면서 와인, 위스키 시장의 고성장을 이끌고 있다.
6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와인 수입액은 5억5980만달러로 전년 대비 무려 69% 증가했다. 전년도 증가율이 27%였던 점을 감안하면 지난해는 큰 폭으로 오른 셈이다. 와인의 인기는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1월 와인 수입액은 4674만달러로 전년 동기 4480만달러 대비 4.3% 증가했다.
유통업체들은 가성비 와인부터 애호가를 겨냥한 프리미엄 와인까지 다양한 종류의 와인을 선보이며 홈술족과 혼술족을 공략하고 있다.
수입 주류의 양대 축인 위스키도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위스키 수입액은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1억5393만달러에서 2020년 1억3246만달러로 떨어졌다가 지난해 1억7534만달러로 다시 반등했다. 전년보다 32% 증가한 것이다. 특히 올 1월 국내 위스키 수입액은 1827만달러로 1년전 964만달러와 비교해 90%나 뛰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최원식 디자이너)
와인과 위스키 수입액이 오른 것은 코로나19로 비대면 트렌드가 확산되면서다. 혼자 즐기는 혼술족과 집에서 마시는 홈술족이 늘면서 위스키, 와인 시장이 급속도로 커지는 상황이다. 실제로 롯데백화점은 1월7일~30일까지 와인과 위스키 등 주류 선물세트 매출이 17% 증가했다.
이같은 트렌드에 따라 유통업계는 주류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12월 잠실점에 위스키 전문매장 '위스키 바'를 론칭하고 다양한 위스키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롯데마트가 지난해 말 리뉴얼 오픈한 제타플렉스 잠실점은 매장 1층 면적 70%를 대형 와인숍인 '보틀벙커'로 구성하기도 했다.
이마트(139480)는 이달부터 매월 테마에 맞는 '이달의 와인'을 선정해 고품질 와인을 저렴한 가격에 제공한다. 3월의 테마는 '봄'으로 선정, 봄과 어울리며 가볍게 마실 수 있는 화이트와인 6종을 비롯 레드 와인 2종, 스파클링·로제 와인 각 1종씩 총 10종의 와인을 선보인다. 이마트는 와인&리쿼(Wine&Liquor) 매장이 입점된 33개점과 성수점까지 총 34개점에서 이달의 와인을 시범 운영한 후 확대를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홈플러스는 창립 25주년을 기념해 '와인장터'와 '위스키 페스티벌' 행사를 열었다. 와인 11만병과, 위스키 430종을 선보여 소비자를 매장으로 이끌겠다는 전략이다.
주류업체도 소비 트렌드에 대응해 와인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이트진로(000080)는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매진하며 지난해만 120개 와인을 출시하고 11개국에서 600개를 수입하고 있다. 아울러 2026년까지 와인 수입사 TOP5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와인, 위스키가 대중화하면서 관련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며 "코로나19 이후에도 술을 가정에서 즐기는 문화가 지속돼 와인과 위스키 수요는 소폭 떨어지거나 현재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홈플러스 간석점 와인 코너 모습(사진=최유라 기자)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