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서울 종로구 서울생활문화지원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 인근 길목이 투표를 기다리는 시민들로 가득차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여야는 4~5일 이틀간 진행된 사전투표율이 역대 최고인 36.93%를 기록한 것과 관련해 당장 유불리 분석은 어렵다면서도 저마다 자당 후보가 우위에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대선 승리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전문가들도 사전투표 특성상 민주당 지지층의 높은 참여가 예상되지만, 특정 후보의 유불리에 대해서는 판단하기 어렵다며 신중한 평가를 내렸다.
6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사전투표에 유권자 4419만7692명 중 1632만3602명이 참여하며 최종 투표율 36.93%로 집계됐다. 이는 2017년 대선 사전투표율(26.06%)과 2020년 총선 사전투표율(26.69%)보다 각각 10.87%포인트, 10.24%포인트 높다. 사전투표율 상위권 3곳은 전남(51.45%), 전북(48.63%), 광주(48.27%)였고 하위권 3곳은 경기(33.65%), 대구(33.91%), 제주(33.78%)로 나타났다.
2일 우상호 민주당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이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선대위 본부장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민주당은 안방인 호남이 사전투표율 상위권을 휩쓴 것에 대해 기대감을 드러냈다. 우상호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은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민주당 지지자가 더 많이 투표했으리라고 분석한다"고 했다. 특히 호남 표심에 대해 "호남의 사전투표율이 높은 건 우리의 전통적 지지층 결집력이 세졌다고 봐야 한다"며 "조직적으로 총가동하기 어려웠는데 야권 후보 단일화가 총가동을 도와줬다"고 평가했다. 다만, 우 본부장은 "유례없이 높은 사전투표율은 윤석열 후보 측의 독려도 영향을 받았기 때문에 민주당에만 유리하다고 해석하는 것은 과도하다"며 "어느 쪽의 지지층이 더 많은지 확인할 수 없는 상황에서 투표율로 특정 후보의 유불리를 판단하는 것은 비과학적"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좀 더 적극적 해석을 내놨다. 사전투표율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데 대해 "우리가 이긴다"며 한껏 고무된 표정으로 대선 승리를 장담했다. 권영세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은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사전투표를 아주 적극적으로 독려했다"며 "(지난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등)사전투표율이 높으면 우리가 이겨왔다"고 말했다. 그는 호남에서 사전투표율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데 대해 "3월9일 저녁 때 어느 쪽 주장이 옳았는지 확인될 것"이라며 승리를 자신했다. 다만 "사전투표율이 높다고 판세를 분석하기는 이르다"고 전제했다.
권영세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장이 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확대 선거대책본부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전문가들도 사전투표율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특정 후보의 유불리를 가려내기는 쉽지 않다고 했다. 안일원 리서치뷰 대표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사전투표는 전통적으로, 대체로 젊은 사람들과 직장인들이 많이 해서 민주당이 강세를 보였다"며 "이번에도 민주당 지지층이 사전투표는 더 많이 참여했을 가능성은 높다"고 예상했다. 다만 안 대표는 "최종 본투표까지 포함해서 개표가 되는 것이기 때문에 사전투표율을 갖고 유불리를 평가하는 것은 의미가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도 사전투표율로 유불리를 전망하는 것은 어렵다고 전제했다. 다만 요일별, 지역별 투표율을 감안해 주목해야 할 대목을 설명했다. 그는 "호남 투표율이 영남보다 압도적으로 높다. 이 점은 이재명 후보에게 유리하다"며 "경기에 비해 서울의 투표율이 높은 것은 윤석열 후보가 크게 불리하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전에는 호남이 높으면 나중에 영남이 반사작용으로 투표장에 나오는 경우가 있었고, 경기 투표율이 높지 않은 것은 막판에 몰릴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요일별, 지역별 투표율 분석도 최종까지 가봐야 안다"고 말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