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여론조사 공표금지 기간인 지난 5일과 6일 이틀에 걸쳐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남녀 403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입니다. 실제 대선 결과와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오해가 없으시기 바랍니다.(편집자)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여론조사 공표를 금지하는 이른바 '깜깜이' 기간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막판 대역전을 노렸지만 역부족이었다. 대선을 3~4일 앞두고 진행된 여론조사 결과, 이재명 44.7% 대 윤석열 49.0%로 윤 후보가 오차범위 밖인 4.3%포인트 차이로 승리했다. 이 후보는 2030 지지율에서 윤 후보와의 격차를 좁혔지만, 서울에서 10%포인트 이상의 큰 격차로 윤 후보에게 패한 것이 뼈아팠다.
9일 <뉴스토마토>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미디어토마토>에 의뢰해 지난 5~6일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403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선거 및 사회현안 28차 정기 여론조사' 결과, 다자 대결에서 윤석열(49.0%), 이재명(44.7%), 심상정(2.1%) 후보 순으로 나타났다. '기타'는 1.8%, '없음'과 '잘 모름'은 각각 1.3%와 1.1%로 집계됐다. 지난주 조사 대비 윤 후보 지지율은 44.2%에서 49.0%로 4.8%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이 후보는 42.0%에서 44.7%로 2.7%포인트 올랐다. 두 후보 모두 지지율이 올랐지만 윤 후보의 상승폭이 더 크게 이뤄지면서 두 후보 간 격차는 2.2%포인트에서 4.3%포인트로 벌어졌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윤 후보는 이 후보의 강력한 지지 기반인 40대를 제외한 모든 연령대에서 지지율이 상승했다. 특히 50대와 60대 이상 지지율이 상승이 눈에 띄었다. 전주 대비 50대 36.7%에서 43.4%로 6.7%포인트, 60대 이상 58.3%에서 63.4%로 5.1%포인트 올랐다. 이 후보는 20대와 30대, 40대에서 지지율이 상승했다. 50대와 60대 이상에서 지지율이 소폭 하락한 가운데 20대와 30대 지지율 상승이 두드러졌다. 20대 35.9%에서 42.8%로 6.9%포인트, 30대 36.9%에서 45.2%로 8.3%포인트 올랐다.
연령별로 두 후보의 지지율을 비교하면 20대와 30대, 60대 이상에서는 윤 후보가, 40대와 50대에서는 이 후보가 우위를 보였다. 20대 이재명 42.8% 대 윤석열 46.3%, 30대 이재명 45.2% 대 윤석열 48.9%였다. 60대 이상에서도 이재명 31.3% 대 윤석열 63.4%로, 윤 후보가 2배 이상의 격차로 이 후보를 압도했다. 반면 40대에서는 이재명 60.2% 대 윤석열 34.4%로, 이 후보가 윤 후보에 확실한 우위를 점했다. 50대에서는 이재명 51.5% 대 윤석열 43.4%로, 이 후보가 윤 후보에 우세했다.
지역별로 보면 최대 승부처로 꼽혔던 서울에서 윤 후보가 확실한 우위를 다졌다. 이재명 41.9% 대 윤석열 52.1%로, 윤 후보가 10%포인트 이상의 격차로 크게 앞섰다. 민주당이 배출한 역대 대통령들 가운데 서울에서 지고 대권을 쟁취한 이는 없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012년 18대 대선에서 서울을 비롯해 수도권에서 승리하고도 최종 승패에서는 졌다. 이 후보는 전주 대비 서울 지지율이 39.3%에서 41.9%로 2.6%포인트 올랐지만, 윤 후보는 46.4%에서 52.1%로 5.7%포인트 상승하며 격차를 벌렸다. 경기·인천에서는 이재명 47.3% 대 윤석열 45.9%로, 이 후보가 오차범위 내에서 윤 후보에 앞섰다. 다만 직전 경기지사였던 점을 감안하면 프리미엄 효과는 없었다.
이 후보는 광주·전라에서만 윤 후보에 우위를 점했고, 나머지 지역에서는 윤 후보가 모두 우세했다. 대전·충청·세종 이재명 42.7% 대 윤석열 51.5%, 강원·제주 이재명 38.8% 대 윤석열 53.3%였다. 보수 진영의 텃밭인 대구·경북에서 이재명 31.6% 대 윤석열 60.2%로, 이 후보가 크게 선전했지만 최종 승부를 돌리지는 못했다. 부산·울산·경남에서는 이재명 37.8% 대 윤석열 56.9%였다. 광주·전라에서는 이재명 69.8% 대 윤석열 25.2%로, 이 후보가 우세했다. 다만 대구·경북과 마찬가지로 윤 후보가 호남에서 20%대 중반의 지지를 얻은 점은 눈여겨 볼 대목으로 꼽힌다.
정치성향별로는 중도층에서 이재명 42.9% 대 윤석열 47.4%로, 윤 후보가 오차범위 밖에서 이 후보에 앞섰다. 지난주 결과(이재명 40.7% 대 윤석열 35.8%)와는 정반대였다. 보수층 18.9% 대 윤석열 77.0%, 진보층 이재명 74.6% 대 윤석열 19.6%로, 윤 후보와 이 후보가 진영별 절대 우위를 자랑했다.
이재명 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6일 서울 도봉산 입구와 경기도 동두천시 지행역 광장에서 각각 선거 전 마지막 주말 유세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번 조사에서 본선에 함께 하지 못한 주자들의 표심 이동을 살펴보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지지했던 응답자들의 50.2%는 윤석열 후보로 향했다. 이재명 후보로 향한 안 대표의 지지층은 39.3%였다. 안 대표의 지지층이 대략 5 대 4로, 윤 후보와 이 후보에게 표가 분산됐다. 수치상으로 봤을 때 윤 후보는 안 대표와의 단일화로 조금이나마 지지율에서 이득을 얻었다. 단일화 역풍보다는 시너지가 컸다.
이낙연 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을 지지했던 응답자들의 60.2%는 이 후보로 향했다. 다만 이 위원장 지지층 중에 윤 후보로 향한 표심도 32.2%로 상당했다. 국민의힘 선대본에 상임고문으로 합류한 홍준표 의원의 표심은 이 후보에게 19.8%, 윤 후보에게 70.4%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후보의 경쟁 상대였던 이 위원장 지지층의 표심이 30% 정도 윤 후보 쪽으로 가면서, 이 후보는 진영 결집에 아쉬움을 남기게 됐다. 반면 윤 후보 경쟁자였던 홍 의원 지지층의 표심 중 20% 정도만 이 후보로 이동해, 윤 후보로서는 지지율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
정당 지지도와 관련해서는 민주당의 지지율이 3주 연속 40%대를 유지했다. 민주당 42.0% 대 국민의힘 38.8%로, 지난주 대비 민주당은 1.8%포인트, 국민의힘은 3.1%포인트 상승했다. 국민의힘 지지율 상승폭이 크게 이뤄지면서 양당 간 격차는 4.5%포인트에서 3.2%포인트로 줄어들었다. 국민의당 8.3%, 정의당 2.6% 순으로 뒤를 이었다.
이번 조사에서 윤석열 후보와 안철수 대표의 단일화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찬성' 46.2%, '반대' 40.1%로 나타났다. 잘 모르겠다는 의견은 13.7%로 집계됐다. 또 이들의 단일화가 이재명 후보보다는 윤석열 후보에 긍정적일 것이라는 응답자가 더 많았다. 윤 후보에 긍정적일 것이라는 응답은 45.5%였다. 이 후보에 긍정적일 것이라는 의견은 27.7%에 그쳤다. 단일화에 대한 찬반 비율과 비교할 때 여권에 부정적 신호로 해석하는 비율이 훨씬 높았다. 어떤 영향도 못 미칠 것이라는 응답은 19.6%로 조사됐다.
정권교체 여론과 정권재창출 여론은 지난주와 비슷한 격차를 유지했다. 정권교체 49.5% 대 정권재창출 41.6%로 격차는 7.9%포인트, 여전히 오차범위 밖이었다.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9.0%로 나타났다. 정권교체 의견은 윤 후보 지지율과 거의 같았다.
한편 이번 조사는 휴대전화 가상번호(안심번호)를 활용한 무선 ARS(자동응답) 방식으로 실시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1.5%포인트다. 표본조사 완료 수는 4032명, 응답률은 10.4%다. 1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를 기준으로 성별·연령별·지역별 가중값을 산출했고, 셀가중을 적용했다. 그 밖의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