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첫 통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국민의힘)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첫 통화를 나누고, 앞으로 한미 공조를 더 굳건히 하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윤 당선인은 후보 시절 자신이 내내 강조한 한미 동맹 강화를 한반도 외교·안보 정책의 중심축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윤 당선인은 이날 오전 10시경부터 20분간 바이든 대통령과 통화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윤 당선인에게 대한민국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승리로 이끈 데 대해 축하하며, 당선을 계기로 앞으로 한미 양국이 안보와 번영의 핵심축에서 더 나아가 코로나19와 기후변화 대응 등 다양한 분야의 협력을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에 윤 당선인은 감사의 뜻을 전하고, 특히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대응과정에서 미국이 동맹국과 함께 국제협력을 주도하고 있는 데 대해 경의를 표했다. 바이든 대통령 또한 한국이 우크라이나 사태 등에 있어 핵심적인 역할을 해오고 있다며 공감을 표시했다.
윤 당선인은 북한이 연초부터 도발을 지속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바이든 대통령이 앞으로도 한반도 사안에 대해 더욱 면밀한 관심을 기울여줄 것을 당부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은 북한 내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으며, 최근 북한의 탄도 미사일 도발이 한국뿐 아니라 미국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되고 있는 만큼 한미일 삼국의 대북정책 관련 긴밀한 조율이 중요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해 11월12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울외신기자클럽 초청 기자간담회에 입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와 함께 바이든 대통령은 윤 당선인에게 취임 후 미국 백악관을 방문해 줄 것을 제안했고, 윤 당선인은 "초청에 감사하다. 조만간 직접 뵙기를 희망한다"고 화답했다. 정치권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오는 5월 하순 미국·일본·인도·호주 4개국의 협의체인 '쿼드(Quad)' 정상회의 참석차 일본 방문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이때 방한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윤 당선인은 후보 시절부터 한미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첫 외교무대 데뷔전이었던 지난해 11월12일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크리스토퍼 델 코르소 주한미국대사대리 등 미국 방한단을 접견한 자리에서 "전통적인 안보뿐 아니라 보건·행정·기후협약·첨단 디지털 기술 등 모든 분야에서 한미 동맹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말한 바 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해 11월12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서울외신기자클럽 초청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같은 날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울외신기자클럽(SFCC) 초청 기자간담회에서는 한미 '포괄적 전략동맹' 구축을 선언했다. 미국이 주도하는 글로벌 자유민주주의 연대에 동참하면서 아태지역 평화번영의 주춧돌을 놓겠다는 의지였다. 이를 위해 미국과 긴밀한 정보 공유와 전략 공조를 통해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를 공고히 하고, 신기술·우주·사이버·원자력 분야를 망라한 뉴 프론티어·첨단지식산업의 협력을 꾀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윤 후보는 지난 1월 비핵화 구상 등 대북·외교·국방 분야 20개 정책을 담은 외교·안보 공약을 발표하면서 한미 동맹 재건과 포괄적 전략동맹 강화를 재차 강조했다. 특히 국방 분야를 넘어 인공지능(AI), 반도체, 6세대(6G) 이동통신, 우주항공 등 첨단산업까지 한미 동맹을 확장해 경쟁국과의 초기술 격차를 유지하겠다고 선언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