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4일 저녁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 통화하고 있다. (사진=국민의힘)
[뉴스토마토 김동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문재인 대통령과의 회동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면을 요청한다. 명분은 국민 통합이다. 문 대통령이 이를 받아들일지가 관건인 가운데 민주당에서는 반대의 목소리가 높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15일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당선인은 16일 청와대에서 문 대통령과 오찬을 갖기로 했다. 두 분 독대로 배석자 없이 허심탄회하게 격의 없이 이야기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윤 당선인은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을 요청하겠다는 생각을 오래 전부터 견지했다. 이번 만남을 계기로 국민 화합의 계기가 마련되길 기대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이 윤 당선인의 이 전 대통령 사면 건의를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앞서 문 대통령은 신년 특사 명단에 박근혜 전 대통령을 넣는 결단을 단행했다. 박 전 대통령의 건강 상태를 고려했다는 게 당시 청와대 설명이었다. 문 대통령이 박 전 대통령에 이어 이 전 대통령까지 사면하는 정치적 부담을 짊어지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국민 여론도 이 전 대통령 사면에 우호적이지 않다. 민주당 역시 이 전 대통령 사면에 반대, 윤 당선인이 대통령 취임 이후 직접 사면을 결단하라는 입장이다.
인수위 추가 인선도 속도감 있게 이뤄졌다. 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인수위 각 분과인 경제1·외교안보·정무사법행정 인수위원 선임 소식을 전했다. 거시경제와 금융 등 경제정책 전반을 담당하는 경제1분과 간사로는 최상목 전 기획재정부 차관이 선임됐고,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와 신성환 홍익대 경영학부 교수가 경제1분과 인수위원으로 참여한다. 김 대변인은 윤 당선인이 각 위원의 경험과 전문성을 높이 사며 "새정부의 경제정책 설계에 상당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외교안보 분과 간사에는 김성한 전 외교통상부 2차관이 선임됐다. 김 대변인은 "윤 당선인의 한·미 동맹 재건 및 포괄적 전략동맹 강화 등이 조속히 추진될 수 있도록 역량을 다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 전 2차관과 함께 김태효 전 청와대 대외전략기획관과 이종섭 전 국방부 합동참모본부 차장(중장)이 외교안보 인수위원으로 참여한다.
지난해 12월 국민의힘에 입당한 이용호 의원과 윤석열 당시 후보가 입당식을 마친 뒤 포옹하고 있다. (사진=뉴시스·공동취재사진)
정무사법행정 분과 간사는 이용호 국민의힘 의원이 맡게 됐다. 유상범 의원과 박순애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가 분과 인수위원으로 참여한다. 김 대변인은 "이 의원은 초선 시절 정책위 의장을 지내며 정책 전문가의 역량을 인정받았다"며 "정무사법행정 분과에서 간사 역할을 맡아 무너진 공정과 상식을 회복하는 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유 의원은 20여년 이상 검찰과 변호사 생활을 한 법률 전문가"라며 "윤 당선인의 사법개혁 및 법치주의 재확립 등이 흔들림 없이 추진되도록 정부 부처와 긴밀히 협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당선인은 지난 13일 안철수 인수위원장, 권영세 부위원장, 원희룡 기획위원장 선임을 시작으로 인수위 구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날에는 기획조정 분과 인수위원에 추경호 의원과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 최종학 서울대 교수를 임명했다. 이날까지 총 7개 분과 중 4개 분과의 인수위원 인선이 완료됐다. 남은 분과는 경제2, 과학·기술·교육, 사회·복지·문화 등이다.
이와 함께 대통령취임식 준비위원장에 박주선 전 국회부의장이 선임됐다. 김 대변인은 "박 전 부의장은 정의롭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완성하기 위해 국민통합을 국정의 가장 중요한 과제로 삼은 윤석열 정부의 가치와 철학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계신 분"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인수위 주요 관계자들이 14일 차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국민의힘)
한편 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민정수석실 폐지로 기능을 다른 조직으로 이전하느냐'는 질문에 "불필요하고 권한 남용의 여지가 많은 사정기능까지 대통령실이 한다는 것은 당선인 사전에 없다"며 "대통령실에는 추천 기능만 보유하고 검증대상자, 고위공직자뿐 아니라 청문대상인 국무위원에 대해선 법무부와 경찰 등과 상호균형 원칙에 따라 이뤄질 예정"이라고 답했다.
정치인 입각 여부와 관련해선 "인사 원칙은 인수위원과 국무위원 모두 동일하다. 도덕성을 기반으로 실력과 능력을 겸비한 인재로 성과를 내고 국민들이 편히 살 수 있도록 보탬이 될 인재를 발굴하는 것"이라며 "(이러한)인사원칙을 고수하되 직종이나 별도의 누구는 되고 누구는 되지 않고의 가림막을 두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esc@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