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성남 기자] 연초 이후 LG에너지솔루션의 시가총액 2위 등극으로 위상이 높아졌던 LG그룹내 상장사의 잔혹사가 이어지고 있다. LG그룹 최초로 시가총액 2위를 기록했던 LG에너지솔루션은 SK하이닉스에 시총 2위 자리를 내줬고, LG화학은 10위까지 순위가 밀렸다. 지주사 LG는 신저가 수준까지 추락했다.
LG엔솔, 상장 이후 주가 흐름. 캡처=한국거래소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373220)은 이날 1만2500원(3.44%) 오른 37만6000원에 마감했다. 시총은 87조9840억원으로 집계됐다. SK하이닉스는 7500원(6.44%) 급등하며 12만4000원에 마감했다.
SK하이닉스(000660)의 시총은 90조2722억원으로 LG에너지솔루션을 2조2800억원 차이로 제치고 시총 2위 자리를 꿰찼다. LG에너지솔루션이 1월말 상장한 이후 내줬던 2위 자리 탈환에 성공한 것.
LG화학(051910) 시총 순위는 10위로 나타났다. 지난달초 7위를 유지하던 순위가 주가 하락으로 10위까지 밀려났다. 11위인 기아와의 시총 차이는 3조8000억원 가량이다. 이날 LG화학이 6%대 강세를 기록하면서 10위권 밖으로 이탈은 일어나지 않았다. 특히, LG화학의 경우 커버 증권사의 목표주가 평균이 88만8800원 수준으로 에프앤가이즈가 집계한 현재가와 목표주가의 괴리율 순위 2위로 나타났다. 현재가(47만원)와 목표주가의 차이가 90% 가까이다.
지주사
LG(003550)도 지난 15일 7만500원까지 밀리면서 1년래 신저가까지 추락한 상태다. LG그룹의 지배구조는 LG→LG화학→LG에너지솔루션으로 이어진다. LG가 LG화학 지분 30.06%를 보유 중인 최대주주다. LG화학은 LG에너지솔루션 지분 81.84%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LG그룹은 LG에너지솔루션 상장을 통해 삼성그룹에 이어 재계 2위 그룹 자리를 탈환한 바 있다. SK그룹이 SK바이오사이언스와 SK아이이테크놀러지의 성공적인 상장에 기반해 200조원의 시가총액을 형성한 것 처럼 LG그룹도 LG에너지솔루션 상장으로 200조원대의 시가총액을 형성했기 때문이다. 증권업계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의 적정가치를 100조원 내외로 평가했지만, 현재는 주가가 쪼그라들면서 체면을 구긴 셈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 첫날 시가총액은 118조1700억원 수준이었다. 주가 급락으로 30조원 가량이 사라졌다.
LG에너지솔루션에 대한 증권가의 평가도 박해지고 있다. 가장 최근에 발간된 DS투자증권의 LG에너지솔루션 보고서의 투자의견은 'HOLD(보유)'로 나타났다. 목표주가는 44만원. 이는 매수 일색이던 LG엔솔 관련 보고서 중 최근 한달래 제시된 유일한 '중립' 의견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커버 증권사 목표주가 평균은 52만1750원이다.
구성중 DS투자증권 연구원은 "LG엔솔이 GM, 스텔란티스, 현대차그룹 등과 조인트벤처(JV)을 설립하면서 수주잔고를 확대하고 있고, 테슬라 판매 호조에 따른 원통형 배터리의 성장도 긍정적"이라면서도 "외형 성장 전략에 따른 시장 선점은 긍정적이나 경쟁이 심화되고 원가가 상승 중이기 때문에 출하 증가에 따른 매출 성장과 수익성 방어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최성남 기자 drks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