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7년 1월 당시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인천공항에서 미국으로 출국하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정진석 국회부의장은 20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대통령 집무실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로 이전하겠다고 공식 발표한 것과 관련해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도 같은 방안을 권고했다고 밝혔다. 국방부 내 불만을 누그러뜨리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정 부의장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지난 16일 김관진 전 장관을 만나 새 정부의 외교안보 정책에 대한 고견을 청취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의부장은 이 자리에서 김 전 장관에게 뜨거운 논란인 청와대 이전 적지에 대해서 물었다. 정 부의장은 김 전 장관의 의견을 보고서에 담아 윤 당선인 측에 전달했다.
정 부의장에 따르면, 김 전 장관은 대통령 집무실의 용산 국방부 청사 이전에 대해 "정부 종합청사나 외교부 청사로 이전하면 대통령의 전시 지휘, 긴급 대피가 문제다. 그곳에는 지하 벙커가 없다"며 "용산의 국방부 청사 건물마다 지하 벙커가 있다. 용산이 중요한 전략적 위치이기 때문에 청나라 군대, 일본 군대, 미군이 주둔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방부 청사로 대통령실을 옮기고, 국방부 관련 시설을 조정하면 될 듯하다"며 "한남동 외교장관 공관이 국방장관 공관의 두 배 크기다. 대통령 관저는 그곳으로 옮기면 된다"고 조언했다.
정 부의장은 "김 전 장관이 대통령의 가장 중요한 직무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국군통수권자'라고 했다"며 "대통령 집무실을 이전할 때 첫 번째 고려는 군 지휘체계라고 밝혔다"고 언급했다. 또 "김 전 장관이 청나라의 위안스카이 군대, 일본 제국주의 군대, 미군이 주둔했던 치욕의 땅이라는 일부 주장에 대해서는 '그 곳이 그만큼 전략적으로 중요하다는 이야기이고, 그래서 우리 국방부가 위치하고 있는 것'이라고 일축했다"고 전했다.
육사 28기인 김 전 장관은 이명박·박근혜정부에서 국방부 장관, 박근혜정부에서는 이에 더해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으로 활동했다. 정 부의장은 "역대 대통령들이 '청와대 탈출'을 공약했던 만큼, 더 이상의 불필요한 논란이 없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