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전연주·유근윤 인턴기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21일 기자회견을 열어 윤석열 당선인과의 만남을 제안하고 인수위 관계자에게 민주노총 정책 요구안을 전달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오전 10시30분 서울 효자로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위치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앞에서 노동권 사각지대 문제, 기후위기로 인한 산업 재편 문제, 비정규직 문제 등에 관해 윤 당선자가 노동계와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전종덕 민주노총 사무총장은 "윤 당선자가 국민통합을 이야기하고 새 정부의 노동정책 국정과제 수립 시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하겠다고 한 만큼 노동자 대표 위원장과 만날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이어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새 정부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 포함되어야 할 노동자들의 절박한 요구를 전달하고 윤석열 당선인과의 직접 대화를 제안하고자 한다"고 발언했다.
특히 양 위원장은 "한국사회의 극단적 불평등은 성장 중심의 경제 정책을 시장에 내맡긴 결과"라며 "정부가 규제 완화와 민영화, 대기업 이윤 보장에 골몰한 사이 노동자들은 비정규직에 내몰리고 가계 부채는 천정부지로 치솟았다"고 우려했다.
이어 "그럼에도 윤 당선인이 민간을 앞세운 성장 경제를 추구하고, 규제 완화와 부자 감세를 추진하겠다는 것은 벼랑 끝 노동자 민중을 나락으로 밀어버리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속적으로 늘어가는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우리 사회의 불평등 양극화 문제의 해법은 없다"며 "상시 지속 업무에 대해 원칙적으로 비정규직 사용을 제한하고, 고용의 패러다임을 바꿔 정부가 모범 사용자로서 역할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양 위원장은 "가장 듣기 싫은 목소리에 귀를 열어야 국민통합을 출발할 수 있다"며 윤 당선인에게 민주노총과의 대화 자리를 재차강조했다.
강규혁 서비스연맹 위원장은 5인 미만 사업장과 플랫폼 노동자의 노동권 사각지대 문제 해결도 요구했다. 또 민간에만 맡겨진 일자리는 "고용 없는 성장, 저비용 일자리, 언제든지 사라질 일자리 노동자 죽이는 일자리"라며 공공 일자리 확충을 주장했다.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서는 "비정규직 노동자 증가는 양극화 심화"라며 공공기관부터 비정규직 제도 폐지를 제안했다.
사회서비스 공공성 강화에 대한 목소리도 담았다. 현정희 공공운수 노조위원장은 코로나19와 최장기간 산불을 언급하며 "공공성 확대는 재난시대를 사는 국민들에게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는 해법"이라고 말했다. 현 노조위원장은 산업전환의 대응 방향에 대해 "윤 당선자가 얘기하는 시장 중심의 정책으로는 불가능하다"며 "국가책임을 더 높이고 더 많은 재정을 투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호일 공무원노조 위원장은 윤 당선인의 공무원 축소 공약에 대해 "현장을 전혀 모르는 무지한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전 위원장은 "대한민국 공무원은 OECD 공공부문 평균 3분의 1에 지나지 않는다"며 150만 공무원 인력 충원을 요구했다. 또 전 위원장은 "공공부문 정규직 인력 확충을 통해 청년의 일자리 부분 역시 해소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공무원의 정치기본권 보장, 연금개혁 방향 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민주노총은 기자회견을 마치고 '새 정부 국정과제' 요구안을 인수위에 전달했다. 요구안에는 △모든 노동자에 노동법 적용 △노조할 권리, 교섭할 권리 보장 △죽지 않고 일할 권리, 안전한 일터 △비정규직 제도 철폐 △국가주도 양질의 일자리 보장 △재벌체제 청산, 초국적 자본 통제 등이 담겼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조합원들이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앞에서 새정부 민주노총 요구안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전연주·유근윤 인턴 기자 kiteju101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