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잡학사전)물도 제대로 알고 마셔야 '약수'

첨가물 없는 '순수한 물' 섭취 중요
식전·후 적당히 마시면 소화에 도움

입력 : 2022-03-23 오전 6:00:00
물은 우리 몸의 60~70%를 차지할 만큼 꼭 필요한 자원이지만 올바른 양을 알맞은 방법에 맞게 마셔야 도움이 된다. (사진=픽사베이)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물은 건강한 삶을 살기 위한 필수적인 요소다. 하지만 물의 중요성과 물 섭취 방법에 대해 올바르게 알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물은 우리 몸의 약 60~70%를 차지하는 필수 자원인 만큼 일상 속에서 물을 건강하고 현명하게 먹는 것이 중요하다.
 
물 섭취에 관해 많은 사람이 오해하는 속설 중 하나가 하루에 2ℓ, 즉 8잔의 물을 매일 섭취해야 건강에 이롭다는 것이다. 이 주장은 70여년 전 미국에서 나온 연구를 잘못 해석한 결과다. 이후 많은 연구를 통해 하루에 2ℓ씩 물을 마신다고 해서 건강에 특별한 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
 
우리 몸이 하루 필요로 하는 수분 섭취량은 하루 2.5ℓ 정도인데 이를 꼭 물로 섭취할 필요는 없다. 한국인의 경우 미국에 비해 과일, 채소 섭취량이 많은 편이기 때문에 식품을 통해 섭취하는 수분량이 1ℓ를 넘는다. 평소 식습관에 따라 하루 섭취해야 하는 물의 양이 달라질 수 있는 셈이다.
 
또 사람마다 체중과 연령이 다르기 때문에 하루에 마셔야 하는 양을 구체화하기도 어렵다. 2020년 한국영양학회 연구를 보면 남성은 청소년기부터 74세까지 하루 900㎖ 이상, 여성은 600~800㎖ 섭취하면 충분하다고 나타났다. 간경화나 신부전증, 심부전증 등을 앓는다면 과도한 수분 섭취가 오히려 복수, 폐부종, 전신 부종과 같은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어 주치의와 상담할 필요가 있다.
 
물 섭취가 부족하면 우리 몸은 갈증을 느껴 물을 보충하게 된다. 하지만 노년층에서는 갈증을 잘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물 섭취가 부족한 경우가 많다. 물을 적게 마시면 당장 문제를 일으키지 않지만, 만성 탈수 상태에 빠질 수 있다. 또한 물 섭취 부족이 신장 결석과 연관이 있다는 연구 결과도 보고되고 있다.
 
중국에서 실시한 한 연구에 따르면 하루 500㎖ 미만의 수분(물, 음료수 등)을 섭취한 그룹은 2000㎖ 이상의 수분을 섭취를 한 그룹에 비해 많은 콩팥 결석을 보였다. 물 섭취가 부족하면 소변이 농축되면 소변 속에 있는 칼슘·요산 등이 뭉쳐져 결석이 잘 발병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물은 몸속에 들어와 2시간 정도 지난 후 소변으로 배출되는데 한꺼번에 너무 많은 물을 마시면 콩팥 기능에 무리가 가고 혈중 나트륨 농도가 급격하게 떨어지면서 전해질 불균형이 생길 수 있다. 저나트륨은 두통, 구역질, 현기증, 근육경련뿐 아니라 뇌장애를 일으켜 의식 장애나 발작을 일으킬 수도 있다. 특히 노년층은 콩팥의 수분 재흡수율이 떨어지며, 수분이 부족해도 갈증을 잘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의식적으로 매시간 물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물 대신 당 함량이 높은 주스나 탄산음료, 커피, 차 등을 마시면 오히려 소변을 통한 배설이 증가해 탈수가 올 수 있다. 음료수에 비해 칼로리가 낮은 탄산수도 건강에 꼭 이로운 것은 아니다. 탄산수는 대부분 이산화탄소 함유로 인해 PH 5.5 이하의 산성이라 치아 보호막인 에나멜을 침식시킬 수 있고, 과민성 대장 증후군이 있는 환자의 경우 복부 팽만감과 같은 증상이 악화할 수 있다. 체중 감량에 대해선 상반된 연구 결과가 존재해 수분 섭취는 순수한 물로 하는 것이 가장 좋다.
 
순수한 물도 해양심층수, 광천수, 이온수, 정수기 물 등 다양한 종류가 있다. 가정에서 주로 먹는 물은 정수기 살균 필터를 거친 물을이다. 이 경우 미네랄까지 걸러져 영양가 없는 물을 마시게 된다. 미네랄은 우리 몸에서 합성되지 않지만 신체 대사에 필수적이므로 음식이나 영양제를 통해서 보충이 필요하다. 해양심층수나 광천수, 이온수와 같이 자연에서 얻는 물의 경우엔 나트륨, 칼슘, 칼륨, 마그네슘과 같은 다양한 미네랄을 함유했다는 장점이 있다. 단, 오염되지 않은 깨끗한 물을 먹는 것이 중요하다.
 
흔히 식전이나 식후에 물을 마시는 것이 안 좋다고 알고 있으나 과학적으로 증명된 사실은 아니다. 오히려 식전·후에 물을 마시는 것이 소화를 돕는다는 의견도 있으며, 평소 소화기능이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적당량의 물을 섭취해도 소화에 문제가 없다. 다만, 위액의 양이 많이 줄어있는 노년층 중 소화기능이 좋지 않은 편이라면 식전·후 물 섭취로 인해 위액이 묽어져 소화를 방해할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는 찬물이나 뜨거운 물보다는 미지근하게 마시는 것이 건강에 좋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찬물, 뜨거운 물이 도움이 되기도 한다. 찬물을 갑자기 마시면 위장의 온도가 내려가 항상성을 유지하기 위해 몸의 에너지를 사용한다. 이 때문에 위장 기관의 피로를 일으킬 수 있으나 운동 직후에 찬물을 마시면 뜨거운 몸을 식힐 수 있고 빠르게 수분을 보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감기에 걸렸거나 환절기 등 온도에 민감한 시기에는 따뜻한 물이 나을 수도 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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