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서울의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다시 10만명대로 올라가며 역대 두 번째 규모를 기록했다. 요일별 확진자가 3일 연속 감소하다가 돌연 증가세로 전환되며 유행 정점 시기는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상황이 됐다.
23일 서울시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서울의 신규 확진자는 10만1133명이 추가됐다. 1주 전인 지난 15일 8만1388명 보다도 2만명 가까이 늘었다. 이는 12만8358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던 지난 16일 다음으로 많은 수다.
당초 정부가 이날부터 확진자가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으나 예측이 엇나가며 유행 정점 시기는 알 수 없는 상태다. 통상적으로 요일별 확진자 수는 휴일 효과가 사라진 화요일에 가장 많지만, 지난 주에는 수요일에 역대 최다 확진자가 나왔기 때문이다. 이날 방역당국도 확진자 감소세가 나타나는 시기를 예측하기 힘들다는 입장을 밝혔다.
확진자 대비 재택치료자 수는 1주 전에 비해 크게 늘어난 수준은 아니다. 이날 기준 재택치료자는(30만7874명)는 1주 전 16일(30만1752명) 대비 6122명이 늘어났다. 재택치료자 정점을 찍었던 지난 20일(38만5609명) 보다 20%의 인원이 줄었다. 21일부터 재택치료 해제자 수가 신규 치료자 수보다 많아진 영향이다.
다만 서울시는 현재 확진자 수가 증가세로 돌아선 확률이 큰 만큼, 검사부터 치료까지 모두 가능한 동네 병·의원을 추가 확보 중이다.
한동안 확진자가 줄어들면서 병상 가동률도 현재까지는 안정세다. 한 때 80%에 육박했던 서울의 준·중환자병상은 이날 기준 67.7%로 내려갔으며 중증환자 전담병상은 64.0%, 감염병전담병원은 46.8%의 가동률을 각각 기록했다.
그러나 오는 25일부터는 중증화율이 높은 60세 이상 확진자에 대한 재택치료 관리 체계가 완화되면서 병상가동률도 안심할 수 없는 단계다. 집중관리군으로 분류됐던 60세 이상 또는 면역저하자도 동네 병·의원에서 확진 판정을 받으면 일반관리군으로 전화되기 때문이다.
의료현장에서는 재택치료자의 중증화를 막는 팍스로비드 처방이 늦다는 지적이 여전한데다, 재택치료자가 중증 단계로 가려면 며칠 간의 시차가 있기 때문에 향후 병상 가동률이 올라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속항원검사를 진행하는 중구 소재 한 이비인후과 직원은 "호흡기 질환 증상이 있는데도 약국에서 파는 자가진단키트 결과가 음성으로 나왔다고 확진이 아니겠거니 하다가 병원에서 확진 판정을 받는 경우가 정말 많다"며 "검사를 기피하는 숨은 확진자도 많은데다 초기에 치료 시기를 놓쳐서 오히려 증상이 악화된 사례가 앞으로 더욱 늘어난다고 가정하면, 병상 부족 문제가 또 불거지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유행 정점이 1~2주 늦춰진다면 최소 한 달 간 사망자 수가 지금보다 더욱 늘어날 가능성도 높다. 사망자 수는 확진자 수에 비례하되, 2~3주의 시차를 두고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급증하는 코로나19 사망자로 인해 화장시설 부족 사태도 이어지고 있다. 이에 서울시는 서울시설공단 노조와 협업해 오는 24일부터 승화원과 서울추모공원 2개소의 화장시설을 자정까지 연장 가동할 예정이다. 정부의 권장기준은 1기당 7회이지만, 서울시는 평균 8.3회 가동으로 하루 232건의 화장을 실시할 예정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16일부터 화장로 가동횟수를 확대했지만 정부 기준으로 가동하면 답이 없기 때문에 기약 없이 자정까지 풀가동 체제에 들어간다"며 "추모 현장도 의료현장급 사투가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추모공원 전광판에 화장 관련 안내가 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