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국민 절반 이상은 문재인 대통령이 임기 마지막까지 인사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요청대로 문 대통령의 인사권이 행사돼야 한다는 의견은 40.4%에 그쳤다.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은 한국은행 총재 지명과 감사위원 선임 등 인사권 주체를 놓고 이견을 보였다. 청와대는 "인사권은 대통령 고유권한"이라며 "임기 마지막까지 법률에 따라 인사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했고, 당선인 측은 "새정부가 출범하는 만큼 윤 당선인의 의견이 반영돼야 한다"고 맞섰다.
29일 <뉴스토마토>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미디어토마토>에 의뢰해 지난 26~27일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0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선거 및 사회현안 31차 정기 여론조사' 결과, 인사권이 어떻게 행사되어야 하는지를 묻자 전체 응답자의 53.0%가 문 대통령이 임기 마지막까지 인사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답했다. 윤 당선인의 요청대로 문 대통령의 인사권이 행사돼야 한다는 응답은 40.4%, '잘 모르겠다'며 답변을 유보한 층은 6.5%였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연령별로 보면 60대 이상을 제외한 모든 연령대에서 문 대통령이 임기까지 인사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 20대 53.0%가 청와대 의견에 동의했고, 30대 60.3%, 40대 65.0%, 50대 63.5%로 문 대통령의 인사권 행사에 힘을 싣는 의견이 60%를 상회했다. 반면 60대 이상에서는 윤 당선인의 요청대로 문 대통령의 인사권이 행사돼야 한다는 응답이 58.9%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60대 이상에서 문 대통령 임기까지 인사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응답은 35.1%에 불과했다.
지역별로도 보수 텃밭인 대구·경북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에서 문 대통령이 임기까지 인사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했다. 부산·울산·경남(PK)에서조차 절반이 넘는 52.0%가 청와대 의견에 손을 들어줬다. 이외 민주당의 텃밭인 광주·전라(80.0%)를 비롯해 경기·인천(55.7%), 대전·충청·세종(53.7%)에서도 절반이 넘는 응답자가 문 대통령의 인사권 행사에 동의했다. 강원·제주 46.2%, 서울 47.7%도 문 대통령이 인사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했다. 서울에서 윤 당선인 의견에 동의한 비율은 46.2%였다. 반면 대구·경북에서는 63.4%가 윤 당선인의 요청대로 문 대통령의 인사권이 행사돼야 한다고 응답했다. 문 대통령이 임기까지 인사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응답은 31.5%에 그쳤다.
정치성향별로 보면 중도층 55.8%가 문 대통령이 임기까지 인사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윤 당선인의 요청대로 인사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응답은 33.6%였다. 진영별로는 결과가 확연히 달랐다. 보수층에서는 72.6%가 윤 당선인의 요청대로 인사권이 행사돼야 한다고 했고, 진보층에서는 83.3%가 문 대통령이 임기까지 인사권을 행사돼야 한다고 했다.
이번 조사는 휴대전화 가상번호(안심번호)를 활용한 무선 ARS(자동응답) 방식으로 실시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표본조사 완료 수는 1008명, 응답률은 8.4%다. 1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를 기준으로 성별·연령별·지역별 가중값을 산출했고, 셀가중을 적용했다. 그 밖의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