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연지 기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지정학적 리스크 등 대외 변동성 확대로 국내 증시가 부진하자 지난해 뜨거웠던 기업공개(IPO)시장에 냉기가 가득하다. 전문가들은 상장을 철회하거나 일정을 연기하는 기업들이 속출하고 있는 만큼 상반기 내 IPO시장의 활황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장 기업 21종목(유가증권2·코스닥19-스팩 제외) 중 기관 수요예측에서 공모가 희망 밴드보다 낮은 가격에 공모가가 확정되거나 희망밴드 최하단에 공모가가 형성된 기업은 8개 종목에 달했다.
(표=뉴스토마토)
수요예측 부진으로 상장 계획을 철회하는 기업도 나왔다. △현대엔지니어링, △대명에너지, △보로노이 등은 상장 철회를 결정했고, △한국의약연구소, △파인메딕스, △미코세라믹스, △퓨처메디신 등은 한국거래소 상장예비심사 단계에서 청구를 철회했다.
올해는 마켓컬리, 쏘카,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 대어급 IPO 출현에 대한 기대도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상반기 내 상장 철회나 일정을 연기하는 사례도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몇몇 대어 등장에 의한 종목별 흥행은 있을 수 있지만 IPO시장의 전체적인 활황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IPO에서는 가격 산정이 가장 중요한 부분인데 현재 주가가 이렇게 계속해서 부진한 흐름을 보일 때는 가격 산정이 높게 되기가 어렵다"며 "투자자들보다는 오히려 기업 자체에서 IPO에 대한 수요나 의지가 많이 약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부분들이 IPO를 부진하게 만드는 가장 중요한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황 위원은 "대어급 종목에 대해서는 IPO 수요 내지는 투자자들의 관심이 이제 충분히 형성될 것"이라며 "대어급은 흥행도 상당 부분 이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대어급 한두 종목에 국한된 얘기"라며 "IPO 시장 전체에서 이런 분위기가 형성되기는 어렵다고 예상한다"고 했다.
한편 상장 후에도 부진한 성적을 이어가는 기업들도 있다. 올해 상장사 중 이날 종가가 공모가 보다 낮은 기업은 △인카금융서비스, △스톤브릿지벤처스, △노을, △모아데이타, △바이오에프디엔씨, △이지트로닉스, △나래나노텍, △브이씨 등 8개 종목이다.
김연지 기자 softpaper61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