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식품업계가 해외에 생산기지를 세우고 K-푸드의 영토를 넓힌다. K-푸드 열풍에 맞춰 성장이 둔화되고 있는 내수시장 대신 해외로 눈을 돌리고 현지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29일
대상(001680)은 미국에 연간 2000톤 규모의 김치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완공하고 본격적인 생산을 시작했다. 국내 식품사 가운데 미국에 대규모 김치공장을 세운 것은 대상이 처음이다. 이 공장에 투입된 비용은 200억원이며 자동화 설비 및 시설을 확충해 2025년까지 미국 식품사업 연간 매출 1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한다.
대상이 미국에 생산기지를 구축한 것은 현지 김치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전망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일본에 이어 김치 수출 2위 국가다. 지난해 국내에서 미국으로 수출된 김치 수출액은 2825만달러로 전년 대비 22.5% 증가했다. 소비층도 기존 교민과 아시아계에서 현지인 중심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는 게 대상의 설명이다.
상이 LA공장을 완공하고 본격적인 생산을 시작했다. 최창우(가운데) 대상아메리카 대표이사와 공장, 현지 거래처 관계자 및 소비자 패널들이 테이프 커팅을 진행하고 있다.(사진=대상)
대상은 종가집 김치를 앞세워 미국 시장을 공략한다. LA공장에서 생산되는 김치는 종가 오리지널 김치를 비롯해 글루텐프리(Gluten Free), 비건(Vegan) 등 미국 현지 식문화와 트렌드를 반영한 비건 김치, 백김치, 비트김치, 피클무, 맛김치, 양배추 김치 등 총 10종이다. 미국 현지인들이 즐겨 찾는 월마트(Walmart)와 코스트코(Costco) 등 대형 매장 내 종가집 김치 입점을 더욱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임정배 대상 대표이사는 "미국 시장은 김치 세계화를 위한 전초기지라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며 "현지 공장을 확보함에 따라 글로벌 물류 대란에 유연하게 대처하고, 현지인들의 취향에 맞춘 제품에 대한 연구개발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농심 직원이 미국 제2공장에서 테스트 생산 중이다(사진=농심)
지난해 북미시장에서 사상 최고 실적을 쓴
농심(004370)도 내달 1일부터 미국 제2공장을 본격 가동한다. 이 공장은 연 3억5000만개의 생산능력을 갖춰 제1공장 생산량까지 합치면 농심은 미국에서 8억5000만개의 라면을 만들 수 있다.
농심은 지난해 캐나다를 포함한 북미시장에서 18% 성장한 3억9500만달러의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이같은 성과의 일등 공신은 신라면이다. 특히 신라면블랙은 일본라면에 비해 6배나 비싼데도 불구하고 지난해 3200만달러의 매출고를 올렸다.
농심 관계자는 "미국 제2공장의 일부 라인은 가동을 시작했다"며 "내달 1일부터 생산을 본격화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CJ제일제당(097950)은 베트남 키즈나 공장을 글로벌 수출 전초기지로 삼고 시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키즈나 공장은 CJ제일제당의 6대 글로벌 전략제품 중 만두, 가공밥, 김치, 소스 등 4대 품목을 생산한다.
CJ제일제당이 공장을 세운 베트남은 중국, 일본, 동남아, 유럽연합(EU), 호주까지 수출을 활발히 할 수 있는 지리적 장점이 뛰어나다. 이곳에서 생산해 해외로 수출하는 물량을 2025년까지 올해보다 3배 이상 확대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CJ제일제당은 올 상반기 영국에 법인을 설립하고 유럽시장을 집중 공략할 계획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지만 상반기 내로 영국법인을 설립해 유럽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