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안철수 "내각 참여 안해"…'정권·정당 안정' 당권도전 시사(종합)

통의동서 기자간담회 열고 총리직 고사…"당선인 부담 덜겠다"
"당 기반 확장·정권 안정에 공헌할 바 많다"…차후 역할론 주목

입력 : 2022-03-30 오후 12:01:25
 
[뉴스토마토 최병호·장윤서 기자] 안철수 인수위원장이 30일 "윤석열 당선인의 부담을 덜기 위해 차기 내각에 참여하지 않는다"고 선언했다. 6월 지방선거에 출마하지 않고,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합당 후 당권에 도전할 생각이 없다는 뜻도 밝혔다. 쉼 없이 달린 정치인생에서 재충전의 시간을 갖겠다는 취지다. 다만 당 지지기반 확장과 정권 안정을 강조, 차후 여건에 따라 당권에 도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했다.
 
안철수, 기자간담회서 총리직 고사…"당선인 부담 덜겠다"
 
안 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거취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어 "당선인께서 본인의 뜻을 펼칠 수 있는 공간을 열어주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전날 당선인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면서도 '당선인의 뜻을 펼칠 수 있도록 본인의 국정운영 방향에 맞는 국무총리를 찾으시라'고 말씀드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공동정부에 대한 대국민 약속을 지킨다는 의미에서 자격이 있고 깨끗하고 능력이 있는 분들을 장관 후보로 열심히 추천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30일 오전 안철수 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이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안 위원장은 자신의 거취에 대해선 "지금까지 꿈꿔왔던 국정 전반을 직접 이렇게 계획하고 펼칠 기회를 갖게 돼 생각보다 훨씬 보람이 있다"며 "인수위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새정부의 청사진을 제대로 그리겠다는 각오"라고 했다. 또 "지난 1년간 그리고 길게는 10년간 (정치활동으로 인해)재충전의 시간이 필요하다"며 "제가 더 집중해서 국가와 국민을 위해 봉사하려면 재충전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가졌다"고 전했다.

특히 경기도지사 도전 등 지방선거 출마설에 대해선 "지방선거에 (출마할)생각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아울러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합당한 뒤 당권에 도전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에 관해서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임기가 내년까지니까 지금 당장 당권 생각은 하고 있지 않다"면서 "(이 대표의 임기가 끝나는)1년 뒤면 한참 후이고 그동안에 여러 많은 일이 생길 것 아니냐, 그건 그 부근에 가서 판단할 생각"이라고 부연했다.
 
유력 총리 후보에서 "내각 참여 않는다" 선언…무슨 일? 
 
안 위원장은 애초 새정부 출범 후 가장 유력한 총리 후보군으로 꼽혔다. 안 위원장은 대선 사전투표(4~5일) 직전인 3일 윤 당선인과의 단일화를 전격 선언했다. 윤 당선인이 이재명 민주당 상임고문을 0.73%포인트(24만7077표) 차이로 신승했다는 점에서 안 위원장은 대선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안 위원장도 단일화 기자회견에서 "제가 의원으로는 열심히 입법 활동을 했습니다만 행정적인 업무는 하지 못했다"며 말해, 윤석열정부가 꾸려질 경우 국무총리 등을 맡아 행정부에서 일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는 분석을 낳기도 했다.
 
하지만 인수위가 꾸려지고선 인선의 흐름이 안 위원장의 바람과 다르게 돌아간 걸로 보인다. 우선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핵심관계자)의 견제가 있었다. 윤핵관의 한명인 권성동 의원은 지난 23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인수위원장을 하면서 국무총리 하는 경우는 역대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만약 안 위원장이 총리를 할 생각이 있었다면 인수위원장을 맡지 않았을 것"이라며 "너무 요직을 연속해서 맡는 것 자체가 과도한 욕심을 부린 것으로 국민들에게 비치지 않겠느냐"라고 강조했다.
 
30일 오전 안철수 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이 서울 종로구 통의동의 인수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실제로 인수위는 1987년 노태우 대통령이 취임하면서부터 꾸려지기 시작했는데, 역대 인수위원장 면면을 봐도 내각에 참여한 사례는 전무하다. 2012년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 김용준 전 헌법재판소장을 인수위원장으로 임명했고, 김 전 소장이 초대 국무총리로 지명된 바는 있다. 하지만 김 전 소장은  두 아들의 병역 문제와 부동산 투기 의혹 등에 휩싸여 총리 지명 닷새 만에 자진사퇴 형식으로 낙마했다.

일각에선 안 위원장이 실제 총리로 지명이 됐더라도 인사청문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안랩의 지분을 처분해야 하는데, 이것이 부담으로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안 위원장은 안랩 지분을 18.6%를 보유한 것으로 전해진다. 안 위원장은 총리를 맡을 경우 안랩 주식을 매각하거나 금융기관에 백지신탁해야 한다.

거취 표명서 "당 기반 확장·정권 안정에 공헌할 바 많다"

 
다만 정치권에선 안 위원장이 일단은 재충전을 언급하기는 했으나 차후 지방선거 지휘와 당권 도전 등으로 역할을 계속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는다. 어쨌든 대선승리의 일등공신이자 합당을 통한 공동정부의 주요 구성원 중 한명이어서다. 실제 지난 1일 발표된 뉴스토마토·미디어토마토 27차 정기 여론조사 결과, 안 위원장은 단일화 직전까지 8.5%의 지지율도 확보한 걸로 나타났다. 당시 조사에선 윤석열 당선인이 44.2%, 이재명 상임고문이 42%를 얻었다.(자세한 조사 내용과 개요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무엇보다 안 위원장이 "당장은 당권 생각이 없다"면서도 "당의 지지기반 넓히는 일들, 정권이 안정될 일들에 공헌할 바가 많고 그런 일들을 하려고 생각한다"고 말하면서 여지를 남긴 것이 주목된다. 그는 지방선거 역할론에 대해선 "그것(선거대책위원장)은 당대표 결심 몫"이라고도 했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합당을 마무리 짓고 지방선거 승리를 이끈 뒤 차후 당권까지 도전하리라는 전망을 낳게 하는 부분이다.
 
최병호·장윤서 기자 choib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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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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