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차세대 반도체, 이차전지, 바이오헬스 등 우리나라의 신성장산업이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해외와 비교해 수익성, 혁신성이 부족하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특히 대외 의존도가 높은 신성장산업의 경우 향후 원자재 수급 불안이 주요 리스크로 작용할 전망이다. 국내 신성장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기술 혁신·인적 자본 축적을 통한 질적 성장이 요구되고 있다.
30일 한국은행이 발간한 '국내 주요 신성장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및 리스크 요인 평가' 조사통계월보를 보면 차세대 반도체, 디스플레이, 이차전지, 바이오헬스 등 국내 신성장산업은 해외에 비해 시장 점유, 성장성 측면에서 우위를 보였다. 하지만 수익성, 혁신성은 개선의 여지가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거시경제적 측면에서 국내 신성장산업은 높은 경쟁력을 바탕으로 우리 경제의 수출과 투자를 주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기업(미시적) 측면에서도 국내 신성장 분야 기업은 여타 분야 기업에 비해 성장성 및 수익성이 높고 연구개발(R&D) 투자도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실제로 국내 총수출 부가가치유발액에 대한 신성장산업의 기여율은 지난 2015년 20% 내외에서 2020년 이후 24% 수준으로 올랐다.
특히 코로나 위기가 발생한 2020년중 신성장분야 코스피(KOSPI) 기업의 영업이익(삼성전자·SK하이닉스 제외)은 전년 대비 약 34% 증가했다. 여타 분야 기업은 약 1% 정도 오르는 데 그쳤다.
한은은 세계 비교우위, 기업 재무제표 등을 통해 평가한 결과 국내 반도체·전기차의 글로벌 경쟁력이 높아진 가운데 이차전지의 경쟁력은 최상위권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바이오헬스, 디스플레이는 개선의 여지가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또 국내외 320여개 상장기업의 재무제표를 바탕으로 수익성과 혁신성을 비교한 결과, 국내 기업의 영업이익률(2016∼2020년 평균),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R&D) 지출 비중(2020년 기준) 등은 세계 기업 평균에 미치지 못했다.
한은은 향후 우리 신성장산업의 주요 위험 요인으로 △원자재 수급 불안 △글로벌 공급망(GVC) 재편 움직임 △해외 후발 기업과의 기술격차 축소 등을 짚었다.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 등에 따른 원자재 수급 불안이 필수 원자재 대외 의존도가 높은 신성장산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다. 미국 중심의 공급망 재편으로 우리 기업의 해외 생산이 늘어나면 신성장산업 성장 효과도 약화될 수 있다.
아울러 중국 등 해외 후발 기업과의 기술격차가 줄어들면서 국내 신성장산업의 글로벌 시장 주도권이 약화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한은 관계자는 "향후 국내 신성장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기술 혁신과 인적 자본 축적을 통해 질적 성장도 함께 모색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질적 성장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기존 산업의 쇠퇴, 고용 없는 성장, 부문 간 불균형 심화 등의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노력도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30일 한국은행이 발간한 '국내 주요 신성장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및 리스크 요인 평가' 조사통계월보에 따르면 차세대 반도체, 디스플레이, 이차전지, 바이오헬스 등 국내 신성장산업은 해외에 비해 시장 점유, 성장성 측면에서 우위를 보였다. 사진은 전기자동차 충전기 모습. (사진=뉴시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