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구현모 KT 대표가 매출 성장과 질적 이익 개선으로 기업가치 제고에 나선다. 디지털플랫폼기업(디지코) 성장을 가속화해 기업의 체질 자체를 바꿔 기업가치를 높이겠다는 것이다. 특히 마이데이터 사업 추진으로 새로운 동력 마련에도 나선다. 케이뱅크, BC카드 등 금융계열사와 함께 시너지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구 대표는 3일 서울 서초구 우면동 KT연구개발센터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코로나19가 장기화 되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KT(030200)는 시대적 변화를 성장 기회로 만들며 지난 20년 이래 가장 큰 서비스 매출 성장을 기록했다"면서 "올해도 매출 성장과 질적 이익 개선으로 기업가치 제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구현모 KT 대표가 제40기 정기 주주총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KT)
지난해 KT는 영업이익이 1조671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41.2% 상승한 수치다. 특히 비통신 분야인 디지코 영역의 매출 비중이 40%까지 확대됐다. B2B 부분인 클라우드·인터텟데이터센터(IDC) 사업 성장률은 16.6%를 기록하는 등 상승 폭이 두드러졌다. 구 대표는 2025년까지 비통신 분야 매출 비중을 전체의 5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도 제시한 바 있다.
KT는 비통신 분야 중 마이데이터 사업도 본격 추진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이번 주총에서 본인신용정보관리업 및 부수업무를 사업목적에 추가했다. KT는 통신과 금융 데이터 등을 융합한 초개인화 맞춤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KT는 지난해 11월 금융위원회에 마이데이터 예비허가를 신청했으며,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다. 이후 본허가를 받으면 본격적으로 사업에 나설 수 있게 된다.
구 대표는 KT의 기업가치 제고를 자신하며, KT 주가의 향후 상승여력도 높은 것으로 평가했다. 그는 "KT 주가는 아직도 낮다고 생각하고 있고 실제가치가 주가에 반영되어 있지 않다고 보고 있다"며 "올해 전체적인 시장은 10% 이상 떨어졌지만 KT는 15% 오른 만큼 여전히 상승 여력이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KT는 이날 주총에서 사내이사 1명과 사외이사 3명을 선임했다. 사내이사에는 그룹 시너지 강화 및 국내외 그룹사 육성, 전략적 투자, 제휴 추진 등으로 KT그룹의 지속성장 기반을 강화하는 데 앞장서고 있는 윤경림 사장이 신규 선임됐다.
사외이사에는 현 KT 이사회 의장이자 전 과학기술부 차관,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원장을 지낸 유희열 사외이사가 ICT 분야의 정책 전문가로서 능력을 인정받아 재선임됐다. 또한 보험업계 최장수인 11년간 최고경영자(CEO)로 활동했으며 현재 라이나생명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홍 벤자민 사외이사가 선임됐다. 사외이사이자 감사위원회 위원으로는 헌법재판소 사무처장을 지냈던 김용헌 세종대학교 석좌교수가 선임됐다. 김용헌 사외이사는 한진중공업 감사위원으로 활동 중이며 법조인으로서의 원칙과 윤리의식을 바탕으로 KT의 컴플라이언스 강화에 기여할 전망이다. 이사의 보수한도와 임원퇴직금지급규정 개정의 건도 원안대로 의결했다.
정관 일부를 변경해 주주환원 방법도 다양화했다. 기존에는 주주에 대한 배당을 금전과 주식으로 한정했지만, 기타의 재산을 추가해 향후 자회사 주식을 현물배당 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이밖에 제40기 재무제표 승인, 임원퇴직금지급규정 개정 등을 원안대로 의결했다.
한편 박종욱 KT 각자대표(경영기획부문장 사장)은 사내이사 재선임 투표를 앞두고 일신상의 이유로 자진사퇴했다. 그는 국회의원 쪼개기 후원 혐의로 약식 기소된 뒤 정치자금법 위반, 업무상횡령 혐의로 약식명령 벌금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 전날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박 부문장의 사내이사 재선임안에 반대 의결권을 행사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이에따라 KT는 구현모 대표 단독 체제가 됐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