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각각' 홀로서기 나선 클라우드…핵심은 '주주 달래기'

NHN, 주주총회서 물적분할 안건 통과
KT, 현물출자로 방식 선회

입력 : 2022-03-31 오후 3:19:55
[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NHN과 KT의 클라우드 독립법인이 4월1일 나란히 출격한다. 국내 클라우드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외부 자금 유치와 기민한 의사결정 등을 좀더 원활하게 하기 위한 조치다. 다만 방식에서는 NHN(181710)이 물적분할을, KT(030200)가 현물출자를 선택해 다소 차이를 보였다. 두 회사는 "기존 주주 가치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신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NHN은 지난 29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클라우드 사업부문 분할 안건을 원안대로 의결했다. 다음달 1일 물적분할이 예정대로 진행될 수 있는 방향으로 주총은 마무리 됐지만 평소보다 다소 긴 2시간가량 이어지며 진통을 겪기도 했다. 주주가치 훼손을 우려한 일부 주주들이 문제 제기에 나선 까닭이다. 
 
NHN 측은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기업분할이 필요했다"며 물적분할의 당위성을 설명하며 주주들을 설득했다. NHN 관계자는 "클라우드 사업은 대규모의 선투자가 집행돼야 하는데, 외부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서는 분사라는 전략적 선택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며 "해당 안건의 취지를 설명하는 데 시간이 좀 소요됐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NHN은 분사 후 재상장에 따른 모기업 가치 하락을 우려하는 주주들을 달래기 위한 유화책도 마련했다. 주총 안건이 공개된 후 주주들의 반발이 이어지자 정우진 대표 명의로 창사 이해 첫 번째 주주서한을 발송했다. 
 
정우진 NHN 대표는 올해의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처음으로 주주레터를 발송했다. (사진=NHN)
 
주주서한에서 정 대표는 "선제적 투자를 요구하는 클라우드 사업의 전략적 파트너 등을 통한 자금조달 전략이자 사업부문에 특화된 전문경영 및 책임경영을 확립하고자 하는 NHN의 의지"라며 "이는 궁극적으로 모기업인 NHN의 기업가치 역시 제고시켜 줄 것으로 확신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또 "NHN이 계속해서 추진해 온 주주환원정책을 주주 여러분들께 보다 구체적으로 공유하고 소통하겠다"고도 다짐했다. 
 
또한 NHN은 회사가 소유한 분할법인 주식을 주주들에게 현물배당이 가능하도록 하는 정관 개정안을 주총의 안건으로 추가 상정해 기존 주주들의 권익 보호를 약속했다. 물적분할한 자회사의 상장을 추진할 때는 이를 주주총회의 특별 안건으로 상정해 승인을 얻도록도 했다.  
 
KT는 물적분할 대신 현물출자를 통한 클라우드 법인 신설 방침을 밝혔다. 클라우드와 IDC 사업 가치를 높이기 위해 'KT클라우드'를 설립하는데, KT가 현금 1500억원과 부동산, 채권 등 현물자산으로 신설법인이 발행하는 신주 1771만2048주를 사들인다. KT가 출자하는 현물자산 가치는 1조6212억원 규모로 평가됐다. 
 
당초 업계의 예상과 달리 물적분할이 아닌 현물출자를 선택하게 된 배경에 대해 KT 관계자는 "물적분할을 하면 통신 부문과 공유하는 자산을 인위적으로 분리하거나 이전 대상에 포함시켜야 하는데 법적으로 문제가 발생한다"며 "클라우드 사업을 선별적으로 이관하는 현물출자를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물적분할과 현물출자가 사실상 비슷한 분할 방식이고, 오히려 현물출자는 주주 승인 없이 이사회 결의만 거치면 된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KT도 주주 보호 방안을 내놨다. 31일 열린 KT의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주주환원 방법을 다양화하는 내용의 정관 변경 안건이 통과됐다. 기존에는 주주에 대한 배당을 금전과 주식으로 한정했지만 기타의 재산을 추가해 향후 자회사 주식을 현물배당 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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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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