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안 아파요. 괜찮아요. 이제 하와이 갈 수 있어서 좋아요."
올해 초등학교 6학년인 이결(2010년생·만 11세)군과 동생 이율(2011년생·만 10세)군은 31일 나란히 미국 화이사자의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했다.
31일 오전 10시 서울 강서구 미즈메디병원 키즈센터에서 백신 접종을 마친 이결군은 올여름 가족들과 하와이로 휴가를 떠날 생각에 들떴다. 이율군 역시 백신을 독감주사 맞는 것처럼 생각했다며 백신을 맞지 않은 친구들에게 "백신 맞으면 하고 싶은 거 많이 할 수 있어"라고 전했다.
이날 전국 소아접종 지정 위탁의료기관 1200여곳에서는 만 5∼11세(2010년생 중 생일이 지나지 않은 아동∼2017년생 중 생일이 지난 아동)에 대한 코로나19 소아용 화이자 백신 접종이 시작됐다. 접종 가능대상 인구는 314만7942명이다.
다만 보호자들의 소아 예방접종에 대한 심리적 불안감이 여전한 상황이다. 때문에 지난 24일 0시부터 진행된 5~11세 백신 기초접종(1·2차 예방접종) 사전예약률은 이날 0시 기준 1.5%에 그쳤다. 전체 접종 가능대상 인구 중 4만7761명만 사전예약을 마친 셈이다.
이날 이결·이율 군과 함께한 아버지 이한보람씨는 아이들의 백신 접종을 결정한 이유에 대해 "어차피 백신을 맞추기로 예전에 결정을 했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맞추고 끝내자는 생각에 제일 먼저 예약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 때문에 작년과 재작년에 미국에 머물렀는데, 아이들 또래 친구들도 이미 다 맞았다고 연락이 와서 큰 두려움은 없었다"며 "별이 율이가 코로나19가 끝나면 가장 가고싶어하는 곳이 하와이인데, 백신을 접종해야 입국을 할 수 있으니까 (아이들이) 올해 여름을 기대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보건당국은 코로나19 감염 시 중증 악화 위험이 높은 고위험군 소아에게는 백신 접종을 적극적으로 권고하고 있다. 일반 소아에 대해서는 보호자가 자율적으로 접종 여부를 판단하도록 했다. 당국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만 5~11세 누적 확진자는 148만6821명이며, 사망자는 5명이다.
김민균 미즈메디병원 소아청소년과 주임과장은 "잘못 알려진 의료정보나 공포 때문에 과한 걱정하는 경우가 많다"며 "인터넷 의학 정보만 믿기보다 의료진 소아과 상담 등을 하길 권고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소아 접종을 희망하는 경우 사전예약 누리집에서 예약하면 된다. 당일 접종은 소아접종 지정 위탁의료기관에 전화해 백신 여분이 있는지 확인한 후 가능하다.
사전예약을 할 경우 예약일을 기준으로 1주 이후부터 접종일을 선택할 수 있다. 1, 2차 접종 간격은 8주(56일)이다. 다만 의학적 사유나 개인 사정으로 2차 접종을 빨리 받겠다면 3주(21일)가 지난 시점부터 가능하다. 아울러 이상반응을 점검하기 위해 소아가 접종을 받을 때는 반드시 보호자나 법정 대리인이 동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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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5∼11세 소아·아동에 대한 화이자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한 31일 서울 강서구 미즈메디 병원 소아청소년과에서 한 어린이가 백신을 맞고 있는 모습.(사진=뉴시스).
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