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 내 '일회용컵 사용 금지' 실효성 의문"

코로나19 감염 우려 완화, 제도 중단 2년 만에 재시행
업주들 "계도 기간에 불과…일회용품 저감 효과 없을 것"
환경단체 "인수위, 소비자들 감염 우려 해소가 먼저"

입력 : 2022-04-01 오후 3:28:38
[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카페와 식당 등 매장 내 일회용품 사용 여부를 두고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와 환경단체 간 갈등 조짐이 보이고 있다. 자영업자들은 계도 기간에 일회용컵 사용을 지속할 것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어 제도 자체가 사실상 유명무실해질 거란 전망도 나온다.
 
1일 환경부에 따르면 매장 내 일회용 컵 사용이 이날부터 금지됐다. 시행 중단 2년 만에 재개되는 셈이다.
 
매장 내 일회용품 사용 금지 당초 2018년부터 생활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목적으로 시행됐다. 그러나 2020년 코로나19가 발생하자 지자체는 위생상의 우려로 매장 내 일회용 컵 사용을 한시적으로 허용했다. 지자체는 감염병 위기경보 '경계' 단계 이상일 때 이 같은 조치를 발령할 수 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2년 넘게 장기화되며서 일회용품 사용량이 급증했고, 일상회복을 준비 중인 현 시점을 고려해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기 위한 목적으로 재시행된다. 코로나19가 발생한 2020년 기준으로 폐플라스틱류 발생량은 전년대비 19% 증가하면서 심각한 환경오염 문제가 떠오른 상태다. 
 
다만, 플라스틱 일회용컵 사용이 현실적으로 줄어들지는 미지수다. 이번 시행은 코로나19가 잠잠해질 때까지 무기한 계도에 불과하므로 이를 어겨도 과태료 처분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2018년 시행 당시에는 위반 사항 적발 시 최대 200만원을 과태료를 내야 했다.
 
그러나 자영업자들은 계도기간이 언제까지 진행될 지 모르므로, 강제 시행 이전까지 일회용컵 사용을 계속할 것이라는 반응이다. 제도의 취지를 제대로 살리려면 매장 안에서 일회용컵 취식에 대한 처벌 대상을 업주에서 이용객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자영업자 100만명이 모인 커뮤니티인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테이크아웃 하는 척 일회용품을 받아 안에서 먹는 손님도 법을 어긴 것이므로 처벌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며 "안 그래도 자영업자는 이를 어기는 손님이 있을까봐 긴장하는데 이번에도 모든 책임이 자영업자에만 있다"고 비판했다.
 
자영업자들의 반발이 커지자 인수위 측에서도 반대의 목소리를 냈다. 안철수 인수위원장은 "코로나19가 잠잠해질 때까지 유예하자"고 주장했다. 오는 6월에는 일회용컵 보증금제도가 시행되는데, 이 또한 시행이 미뤄지거나 계도기간을 둘 가능성이 커졌다.
 
환경단체는 인수위의 입장에 정면 반박하며 예정대로 일회용품 규제를 제대로 이행하고, 규제에 따른 개선 사항을 매장 내 일회용 플라스틱 컵 사용금지 조치를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수위가 "불확실한 정보로 정부의 일회용품 저감 정책을 흔든다"고도 지적했다.
  
한국환경회의는 "질병청에서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식품이나 포장 용기를 통해 확산할 위험은 낮다고 밝혔는데도 감염을 우려한다면, 모든 식당에서도 일회용기에 식사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인수위가 해야할 일은 다회용컵을 사용하더라도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전달하고 자영업자와 소비자의 불안감을 해소시키는 일"고 지적했다.
  
카페 등 매장 내 일회용품 사용을 금지하는 계도 시작을 하루 앞둔 31일 서울시내 한 카페에 일회용컵이 잔뜩 준비돼 있다. (사진=뉴시스)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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