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연지 기자] 국내 증시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통화정책, 지정학적 리스크 등 대내외 악재들의 일부 선반영으로 다소 완만한 상승세를 보일 전망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아직 악재가 완전히 해소된 것이 아닌 만큼 상승폭이 크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들은 코스피 단기 예상 밴드를 2600~2850포인트로 제시했다. 이번주는 기업들의 실적 발표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공개가 국내증시의 향방을 가를 중요한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 둔화 이슈로 상승은 좀 제한될 수 있지만 FOMC 의사록 공개해서 글로벌 미국 경기에 대한 자신감을 표명한다면 나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며 "거기에 삼성전자 실적까지 잘 나오면 시장은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초 이후 주식시장은 전쟁 관련 동향, 통화정책과 같은 요인들에 크게 영향을 받았는데, 이제 이런 변수들의 영향이 줄어들고 경제지표와 기업실적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질 것"이라며 "3월 경제지표와 1분기 기업실적에 대한 컨센서스(시장 평균 전망치)는 주식시장이 완만한 우상향 흐름을 보일 가능성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코스피는 올해 1분기 조정을 겪는 과정에서 상당한 악재를 소화했기 때문에 새로운 부담 요인이 나오더라도 무덤덤하게 지나갈 수 있다"면서 "다만 회복세는 다소 느릴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총 비중이 높은 일부 업종이 코스피 상승을 견인하더라도 외국인 수급 불확실성이 잔존해 큰 폭의 상승세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지수보다 종목으로 대응하는 전술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특히 리오프닝 테마와 정책 수혜 업종에 주목하라고 강조했다. 또 성장과 확장 가능성이 높은 반도체와 2차전지 산업에 대해서도 비중 확대로 대응하라고 조언했다.
김 연구원은 "최근 국내에서 스텔스 오미크론이 기승을 부리고 있으나 확진자 수 추이를 보면 곧 유행의 정점을 통과할 전망"이라면서 "그 과정에서 운송, 호텔, 레저, 유통, 엔터 등 수요가 억눌렸던 리오프닝 테마가 부상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 "국내 정권 교체 과정에서 기업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가 고조될 수 있다"며 "온라인플랫폼규제법, 중대재해처벌법 등 예상 규제가 약해질 수 있다는 측면에서 플랫폼, 건설 등에 대한 관심도 요구된다"고 말했다.
지정학적 리스크도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전쟁 리스크가 이미 선반영됐다고 보면서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평화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만큼 증시 부담 요소는 여전히 존재한다고 보고 있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추세 회복을 위해 필요한 재료는 우크라이나 전쟁 해결"이라며 "전쟁 종료 전까지 에너지 불안 지속에 따른 실적 추정치 하향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FOMC 의사록 공개에 따른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예상보다 더 매파적인 연준 위원 성향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금리와 시장에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미국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년 동월 대비 8%를 상회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노동시장이 실업률 하락과 임금 상승으로 양호한 흐름을 이어가 금리 인상 기조는 공격적 측면이 강할 것"으로 전망했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들은 코스피 단기 예상 밴드를 2600~2850포인트로 제시했다. (사진=뉴시스)
김연지 기자 softpaper61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