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의 핵심 공약 사업이 서울시의회의 추가경정예산안 예비심사 과정에서 다시 삭감됐다. 올해 본예산 심사에서도 삭감됐던 사업들이 추경에서도 재차 삭감되면서 오 시장과 시의회 간 예산 전쟁이 다시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1일 서울시와 시의회에 따르면 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는 이날 추경 예비심사 회의에서 △청년 대중교통 요금지원(78억원) △서울형 교육플랫폼(서울런) 구축(32억원) △영테크(재무상담) 운영(7억원) 등을 삭감한 것으로 확인됐다.
시의회는 서울시가 해당 사업 예산을 추경안에 편성한 것에 대해 ‘의회를 경시하는 태도’라고 질타했다.
채유미 시의회 행정자치위원장은 “본예산 심사에서 예산의 필요성과 적절성을 고려해 의회가 삭감한 예산을 시가 불가피한 사유도 없이 3개월도 채 되지 않은 시점에 추경안으로 제출한 것은 의회 예산 심의권을 심각히 훼손하고 의회를 경시하는 태도”라고 지적했다.
이들 사업은 오 시장이 올해 1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지못미'(지켜주지 못해 미안해의 준말) 시리즈로 언급하며 복원 의지를 밝혔던 사업들이지만, 이번에 상임위 예비심사를 통과하지 못하면서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올해 본예산의 경우 본회의 처리 직전에 상임위가 삭감한 오 시장의 공약 사업 상당수가 복원된 전례가 있다. 때문에 추경 예산도 향후 시의회와 서울시 간 협상에 따라 복원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본예산 때는 시의회가 코로나19 생존지원금 규모를 두고 막판 진통 끝에 예산을 통과시킨 바 있다. 당시 자치구 예산을 줄여가며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위한 지원금을 마련했던 만큼, 이번에는 지방선거를 의식한 지역 사업 예산 반영을 주문할 수 있다. 아울러 시의회가 서울시의 추경안 제출 당시에 요구했던 예술인 지원책, 여성가족정책실과 청년청 조직 확대, 여성가족지원청 신설을 두고 갈등이 재점화될 가능성도 크다.
시의회는 4일 상임위원회 예비심사를 마무리하고, 5~7일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본심사를 거쳐 8일 본회의에서 예산안을 처리할 예정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달 25일 서울시의회에서 임시회에서 추경안에 대해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