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국토교통부가 항공사의 해외노선 운항 허가를 5월분부터 자체 판단하겠다고 나서면서 PCR 검사 면제 등 항공 방역 지침에도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국토부가 팬데믹 이전처럼 방역 당국 협의 없이 독자적으로 해외 노선 운항을 허가하게 되면 여객 수요 회복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전망이다. 다만 업계 일각에선 변종 바이러스 출현 등 변수가 남아있어 단기간에 PCR 검사 면제까지 해달라고 요구하기는 부담스럽다는 시각도 있다.
4일 정부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올해 국제선 운항 회복을 위해 관계기관과 논의중이다. 구체적인 방법은 정해지지 않았다. 앞서 국토부가 올해 국제선 운항을 코로나19 이전의 50%까지 복원한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국토부는 확정된 바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다만 업계는 국토부가 "관계기관과 논의중인 단계"라고 밝힌 만큼 5월 기점으로 방역 완화 기조와 맞물린 국제선 복원이 어느정도 진행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방역 완화 기조와 관련한 기대 중 하나는 해외 입국자에 대한 PCR 음성 검사서 요구 면제다. 앞서 대한항공 노조는 지난달 31일 성명서를 내고 "영국은 코로나19 입국 제한 자체를 없앴고 프랑스, 독일, 스페인, 네덜란드 등에서도 PCR 음성 확인서를 따로 요구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며 항공 수요 회복을 위한 음성결과서 요구 중단을 정부에 촉구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항공업과 여행 뿐 아니라 국토부에서도 그런 입장인 것 같다"며 "PCR 검사 면제가 항공사가 현 상황에서 낼 수 있는 최대 목소리"라고 말했다.
국내외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한 해외입국자들의 자가격리 의무가 면제되는 등 방역완화 기조 효과로 공항 이용 인원이 늘고 있는 가운데 3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입국장에서 시민들이 대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PCR 검사 면제는 당장 어렵지만 운항 허가 범위는 점차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는 코로나19 이후 방역당국과 협의해 결정해온 항공사 운항 허가를 팬데믹 이전처럼 자체 허가하는 안건을 이번주 수요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와 협의할 예정이다.
국토부가 독자 운항 허가 권한을 되찾으면 항공사들이 신청한 5월분 정기편부터 허가 건수가 늘어날 전망이다. 항공사들의 해외 노선 운항권 신청은 정부의 해외 입국자 자가격리 면제 발표 이전보다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국토부 관계자는 "(다른 부처와 협의 없이) 우리끼리 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드는 것을 중대본과 협의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부는 향후 정기편 운항 허가를 월 단위가 아닌 팬데믹 이전처럼 상·하반기로 나눠 내는 것이 목표다.
다만 PCR 검사 면제에 대해서는 "방역 당국에 100% 권한이 있기 때문에 그것까지 저희가 하라 마라 요구할 사항은 아니다"라며 "월권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답했다.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정부가 국제선 운항 회복 방침을 밝힌 지난 1일 PCR 검사 면제 논의 계획을 묻자 "없다"고 잘라 말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4일 기준으로 일주일 평균 코로나19 확진자는 28만5531명에 사망자는 323명이다. 최근 'XE' 변이도 나타나 PCR 면제 목소리를 크게 내기 부담스럽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인천국제공항이 슬롯(특정 시간 항공기 이착륙 횟수)을 약 10%만 제공하는 상황"이라면서도 "오미크론 등 확진자가 계속 나오고 있어 이것(PCR 면제)부터 해결해야 한다고 말씀드릴 수는 없다"고 말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국내 항공사가 취항하는 나라는 59개국이다. 이 가운데 47개국이 최근 정기편 복원 등 항공노선 정상화에 돌입했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