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위, 국정과제 1차 초안 보고…25일 최종안 마련(종합)

변화된 경제·안보 상황 적극 반영…방점은 '위기 극복'

입력 : 2022-04-04 오후 3:13:27
[뉴스토마토 장윤서 기자]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윤석열정부의 국정과제 1차 초안을 보고했다. 국정과제로는 윤석열 당선인의 공약 상당 부분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인수위는 식량 주권 확보, 원자재 가격 급등 등에 따른 대책 마련에 집중하는 한편 변화하는 경제·안보 시대에 대비하겠다는 의중도 내비쳤다. 
 
안철수 인수위원장은 4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열린 4차 전체회의에서 분과별로 취합한 국정과제 1차 초안을 검토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변화하는 경제·안보 시대의 대응 중요성을 강조했다. 안 위원장은 “시급한 민생 현안 중 하나가 원자재에 관한 것”이라며 “코로나19로 인한 물류 경색, 글로벌 공급망 재편으로 원자재 가격이 고공행진 중이라는 것을 여기 계신 모든 분들이 걱정하는 사안일 것”이라고 했다. 
 
안 위원장은 특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이 두 국가에 의존도가 높으 자원 중심으로 가격이 폭등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대표적인 것이 시멘트”라며 “반도체가 산업의 쌀이라면 시멘트는 건설업의 쌀”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원자재가 부족한데 수요에 해당하는 주택 인허가 실적이 전년 대비 51.3%나 늘었으니 시멘트 가격 상승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우리는 러시아산 유연탄을 많이 쓰고 있었다. 그런데 이번 전쟁으로 러시아산 석탄 수입이 어려워졌고, 대체재인 호주산 유연탄 가격도 작년보다 배 이상으로 뛴 상황”이라고 했다.
 
그는 “작년 중국 요소수 사태의 혼란을 다시 겪어서는 안 된다”며 “유연탄 뿐만 아니라 세계 희토류 시장을 장악하는 중국이 희토류를 무기화할 경우의 대책, 구리나 니켈 등 비철금속의 수급까지 산업현장에서 원활하게 돌아갈 수 있도록 현 정부는 다양한 원자재 수급 문제의 실태를 파악하고 만전을 기해주시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문재인정부에도 관련 대책을 주문했다. 그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산업계를 돕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수단들, 전기요금이나 가스요금과 같은 공공요금의 한시적 동결 또는 인상 최소화 등과 같은 대책을 창조적으로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영세 인수위부위원장은 ‘식량 안보 주권’ 확보를 강조했다. 그는 “심각한 문제는 식량 불안정과 급격한 물가 상승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점”이라며 “주요 비료 생산국인 러시아가 경제 제재로 비료 수급에 어려움이 발생했다. 비료 가격 급등이 주요 국가의 타작 시기와 맞물리면서 내년에는 식량 위기가 지구촌 전역에 나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문제는 그 성격상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이 종식된 다음에도 당분간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며 “단중기 수입상품을 다변화하고 자급 기반을 확보해야 한다. 정부 출범 즉시 시행할 종합적 대응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날 보고된 국정과제 1차 초안은 공개되지 않았다. 인수위는 1차 초안을 보완·검토해 분과별 재토의를 거쳐 이달 말까지 최종안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안 위원장은 “오늘 보고 받은 국정과제는 분과별로 나열한 것으로 다른 분과끼리 협력할 것이나 중복된 것을 체크하지 않은 초안 중의 초안”이라며 “국정과제 완성도는 이제 겨우 10% 정도”라고 말했다. 원일희 인수위 부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국정과제 1차 초안은 각 분과에서 국정과제로 선정한 항목들을 현재 기조분과에서 취합한 상태"라며 "조율 수정과 보완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원 부대변인은 국정과제 초안 등이 공개될 경우 국민적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며 최종본이 완성될 때가지 비공개 원칙을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안철수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이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인수위원회에서 열린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제4차 전체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국정과제는 윤석열정부의 청사진이라는 점에서 주목도가 남다르다. 윤 당선인이 후보 시절부터 강조해 온 공약 상당수가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신 대변인은 "지금은 초안 단계라 거의 대부분이 담길 것"이라며 "그 이후에는 재정소요 우선순위 등을 따질 것"이라고 말했다. 윤 당선인은 후보 시절부터 줄곧 시장경제 역동성 회복, 코로나19 위기 극복, 국민통합, 지역균형발전, 첨단기술 선도국가 건설 등을 핵심 국정목표로 제시했다. 
 
이중에서도 특히 윤 당선인은 경제·안보의 변화를 당부했다. 윤 당선인은 전날 한덕수 전 총리를 새 정부의 초대 국무총리로 지명했다. 윤 당선인은 “새 정부는 대내외적으로 엄중한 환경 속에서 경제 재도약 기틀을 닦아야 하고 경제와 안보가 하나 된 경제·안보 시대를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후보자도 “경제와 안보가 하나로 뭉쳐 굴러가면서 이제까지 생각했던 세계화와 개방, 시장경제를 다소 변경해야 한다”며 “시기를 놓치지 않고 세밀하게 조정해 나가겠다”고 했다. 
 
이밖에 인수위는 문재인정부의 정책 전환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인수위는 부동산, 원자력발전, 여성가족부 존폐, 중대재해처벌법 등 분야별로 현 정부의 정책을 수정·보완해 국정과제에 담을 계획으로 알려졌다. 윤 당선인이 약속했던 법무부장관의 수사지휘권 폐지, 검찰 예산 독립 등도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 50조원 규모의 코로나19 손실보상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지출 구조조정 방안도 포함될지 주목된다.
 
이날 보고된 국정과제는 분과별로 검토해 18일 2차 선정과정을 거쳐 오는 25일 최종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인수위가 내달 2일 윤 당선인에게 확정안을 보고하면, 윤 당선인이 내달 4~9일 중으로 국정과제를 확정·발표할 계획이다. 
 
장윤서 기자 lan486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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