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KB금융(105560)이 4년 만에 그룹사 소매(리테일) 신용평가모델을 손질한다. 금리 상승, 차주 단위 총부재원리금상환비율(DSR) 적용, 중금리대출 확대 등 달라진 영업 환경에 따라 차주 구분의 분별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최근 그룹 통합 소매 신용평가모델 재개발을 위한 외부 사업자 모집에 들어갔다. 지난 2018년 10월 관련 모델 도입 이후 3년 6개월 만에 첫 개선 작업이다. 지주사 주관 아래 KB국민카드 CB사업부가 개발총괄을 맡고 국민은행, KB손해보험, KB캐피탈, KB저축은행 등 4개 계열사도 공통으로 참여한다. 오는 9월까지는 작업을 마친다는 계획이다.
특히 이번 개편 작업에서는 중금리대출 시장 및 비대면 채널 활성화 대응 위한 '중위신용등급 세분화 모델'을 추가 개발이 포함됐다. 또 금리 인상과 변동성이 큰 시장 탓에 커진 자산가격 불확실성을 대비한 '상환능력평가모델' 도입을 추진한다. 이 모델의 보조 모델로 고객 부동산 소유지역에 대한 국면 판단 및 가격지수 예측모형도 추가 개발한단 방침이다.
KB금융 관계자는 "금리 상승 및 차주 단위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기준 강화 등으로 신용대출 등 고위험 상품 심사기준의 정교화를 위한 모델 성능 개선과 보강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경제적 환경 변화에 따라 떨어지는 분별력을 개선하기 위해 일정 주기마다 재개발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KB금융은 2018년 업계 최초로 그룹 내 7개 계열사(은행, 증권, 손해보험, 카드, 생명보험, 캐피탈, 저축은행) 데이터 등을 통합·활용한 신용평가모형을 선보인 바 있다. 전통적으로 소매 영업 부문에 강점을 보인 만큼, 당시 주목도가 커지기 시작한 중금리대출 부문에서 계열사간 시너지를 창출하는 게 주요 목적이었다. 여기다 바젤3 도입에 따라 금융당국이 금융그룹에 계열사 간 동일차주, 동일등급 원칙을 적용하라는 권고도 작용했다.
하지만 이번 재개발은 KB금융의 플랫폼 전략에도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다. 국민은행은 올 초부터 'KB 금리비교 플랫폼'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예컨대 은행에서 대출이 반려된 차주에게 바로 KB금융의 2금융 계열사의 상품을 안내하는 구조다. 그룹사 대표 앱을 통해 계열사 서비스를 제공하는 '슈퍼앱' 전략으로 빅테크, 인터넷전문은행과의 트랙픽 경쟁에 나서고 있는데, 관련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세부 전략인 셈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긱 이코노미와 같이 과거에 없던 경제 형태가 등장하면서 다양한 차주들의 신용데이터 활용 여부가 중요해졌다"며 "보다 많은 금융정보가 활용될수록 고객 혜택이 큰 금리가 제공되는 구조"고 설명했다.
KB금융이 바뀐 시장상황에 맞춰 그룹 통합 소매 신용평가모델 재개발에 나서는 가운데, 사진은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본사 전경. (사진=KB금융)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