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저비용 항공사(LCC)들이 기종 교체와 대형기 도입, 화물사업 본격화 등으로 수익 구조 다변화에 나서고 있다. 이는 중·단거리 여객 수입 의존도가 높은 LCC 특성으로 인해 지속한 적자를 극복하고,
대한항공(003490)-
아시아나항공(020560) 기업 결합에 따른 국제노선 확보에 대비하기 위한 방안이다.
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089590)은 LCC 가운데 처음으로 화물 전용기를 도입하고, 오는 2023년부터 신기종인 보잉 B737-8을 운행하는 등 중·단거리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
제주항공은 현재 B737-800 기종만 40대를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 2018년 11월 보잉과의 계약으로 내년부터 B737-8 기종으로 차례로 교체할 예정이다. 보잉과 계약한 항공기 대수는 총 50대다. 이번 계약은 기본적으로 40대를 교체하고, 상황에 따라 추가로 10대를 더 들여올 수도 있는 옵션이 달렸다.
B737-8은 기존 B737-800보다 운항 거리가 1000㎞ 늘어 중앙아시아와 인도네시아 등 신규 노선 개발 기회를 만들 수 있다. 동급 항공기보다 연료를 15% 이상 절감할 수 있고, 좌석당 운항비용도 12% 줄일 수 있다. 탄소 배출량도 13% 낮다. 이러한 저비용 사업 구조로 항공기 운항 비용을 줄여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여행 수요를 선점할 수 있다.
저비용 항공사들이 여객기종 교체와 대형기·화물전용기 도입 등으로 사업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코로나19 등 외부 요인에 좌우되는 여객 매출 구조를 바꾸고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결합 승인 이후 항공시장 재편에 대비하는 전략이다. 사진은 제주항공의 항공기. (사진=제주항공)
앞서 B737-8은 2018년~2019년 인도네시아와 에티오피아에서 추락사고가 발생해 전 세계에서 운항이 중지됐다가 보잉이 문제점을 고친 후 188개국에서 운항을 허가받았다. 지금은 대한항공과 아메리칸항공 등 36개사가 운용하고 있다.
제주항공은 오는 6월 화물 전용기 B737-800BCF도 도입한다. 이를 위해 B737-800 여객기 한 대를 개조하고 있다. 중국·일본·베트남 노선에 화물 전용기를 투입해 다양한 화물을 다량으로 실어 나를 계획이다.
티웨이항공(091810)은 지난 2월 LCC 최초로 대형기 에어버스 A330-300 한 대를 들여오면서 대형사 결합 이후 항공 시장 재편을 대비하고 있다. 서유럽과 미국 서부 등 장거리 노선에 도전하고, 2027년까지 대형기 20대를 운용할 방침이다. 대형기 도입으로 화물 운송 사업도 강화할 계획이다.
이처럼 LCC들이 사업 다각화에 나선 이유는 외부 요인에 좌우되는 사업 구조를 바꾸기 위해서다. LCC업계의 불황은 여객 수요에 좌우되는 수익 구조 때문이다.
지난해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의 여객 수입이 매출에서 차지한 비중은 각각 96.87%와 98.2%였다. 제주항공은 지난 2020년 영업이익 3358억원 적자에 이어 지난해 3171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티웨이항공도 같은 기간 1743억원, 1483억원의 적자를 봤다.
반면 대형 항공사들은 화물 운송으로 흑자를 내고 있다. 대한항공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여객과 화물 매출 비율이 각각 64.6%와 21.3%였지만, 팬데믹 이후 각각 12.4%와 76.5%로 비중이 바뀌었다. 지난해 대한항공은 영업이익 1조4179억원을 기록했다.
아시아나항공도 지난해 여객과 화물 매출 비중이 각각 19%와 72.5%였으며, 영업이익은 932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LCC 역시 국외 시장 확대와 화물 사업 강화 등 사업 다각화로 재무 구조를 개선해 영업이익을 늘려 나갈 방침이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우리나라 항공 산업 구조 개편이 진행되는 시점에서 긴 호흡으로 상황을 분석하고, 유연하게 준비해 제주항공다운 미래 사업 전략으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 선도 항공사의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