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국제유가, 글로벌 유동성, 원자재 가격, 글로벌 공급망 등 4대 요인이 제조업의 생산자물가를 압박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생산자물가가 높아지면 기업의 채산성 악화와 제품 가격 상승을 불러오는 만큼, 단기적 물류비 지원 및 업종별 공급망 재점검이 요구된다.
6일 산업연구원(KIET)이 발표한 '글로벌 인플레이션 요인이 국내 제조업 생산자물가에 미치는 영향과 시사점' 보고서를 보면 글로벌 인플레이션 요인에 따라 제조업 생산자물가는 3.6%포인트 상승할 전망이다. 해당 요인은 △국제유가 △글로벌 유동성 △국제 원자재 가격 △글로벌 공급망 등 총 4가지로 축약된다.
국내 생산자물가(전 산업) 상승률은 올해 2월 기준으로 8.4%를 기록한 바 있다. 상승률은 지난 2020년 하반기부터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11월에는 9.8%를 기록하는 등 글로벌 금융위기가 있던 2008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세부적으로 국제 유가가 10% 상승할 경우 제조업 생산자물가는 0.68% 상승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업종별로는 석탄 및 석유(4.33%), 화학(0.95%), 전기장비(0.76%), 제1차금속(0.47%) 등 원유를 원재료로 사용하는 산업에서 영향도가 높게 나타났다.
국제 원자재 가격 10% 상승 시 제조업 생산자물가 영향은 0.5%로 나타났다. 업종별로는 석탄 및 석유(0.87%), 전기장비(0.81%), 화학(0.7%), 제1차금속(0.44%) 등에서 파급효과가 컸다.
글로벌 공급망 교란 충격이 10% 확대되면 제조업 생산자 판매가격이 0.36% 상승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글로벌 유동성 영향은 다른 요인에 비해 영향이 상대적으로 작았다.
한편 최근 제조업 생산자물가 상승률(14.4%)에 대한 요인별 기여도는 국제유가(2.18%), 국제 원자재 가격(0.74%), 글로벌 공급망 교란(0.48%), 글로벌 유동성(0.21%) 등 4개 주요 요인이 전체 상승률의 약 25%를 차지했다.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가장 높은 생산자물가 상승률을 보인 석탄 및 석유 업종의(61.1%) 요인별 기여도는 국제유가 22.07%, 국제 원자재 가격 1.91%로, 타 업종에 비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시기 38.3% 수준의 상승률을 보인 제1차금속 업종의 경우에도 국제유가와 국제 원자재 가격의 기여도가 각각 2.06%, 0.94% 수준으로 타 업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았다.
KIET는 생산자물가 상승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물가상승 요인별로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KIET 관계자는 "원유와 원자재 가격은 판매가격 전가율을 높일 수 있는 비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생산공정을 혁신해 에너지와 자원 활용을 줄여야 한다"며 "글로벌 공급망은 단기적으로 물류비를 지원해 생산 비용을 낮추고 장기적으로는 업종별 공급망을 재점검해 핵심 산업의 특정 국가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글로벌 유동성과 관련해서는 각국의 통화· 금융정책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선제적 차원에서 적시에 정책 대응이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6일 산업연구원(KIET)이 발표한 '글로벌 인플레이션 요인이 국내 제조업 생산자물가에 미치는 영향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글로벌 인플레이션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요인들은 제조업 생산자물가를 단기적으로 3.6%포인트 정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서울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