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연지 기자] '증권사의 꽃'으로 불리던 리서치센터 금융투자분석사(애널리스트)의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다. 대형 증권사들의 애널리스트 수는 큰 폭으로 줄어들고 있고, 신생 증권사들은 아예 리서치센터를 두지 않기도 한다. 정보 채널이 다양화되면서 애널리스트의 리포트 공신력이 저하되고, 법인 영업이 부진한 상황이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그래픽=뉴스토마토)
1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현재 59개 증권사에 등록된 애널리스트는 1030명(15일 기준)이다. 2019년 1087에서 2020년 1071명, 2021년 954명으로 꾸준히 감소하다 소폭 늘어났지만, 지난 2012년 애널리스트의 숫자가 1403명에 달했던 것에 비하면 10년 새 26.6%나 줄었다.
증권사 애널리스트 수는 특히 지난 2019년부터 크게 감소하고 있다. 삼성증권 애널리스트 수는 2019년 80명, 2020년 72명, 2021년 66명에서 올해 63명으로 점점 감소하며, 3년 새 17명(21.25%) 줄었다. 같은 기간 하나금융투자는 58명→53명→45명→45명으로 13명(22.4%) 감소했다. 한국투자증권도 64명→52명→38명→38명으로 26명(40.63%) 줄어드는 등 증권사 애널리스트 수가 줄어드는 추세다.
애널리스트 수가 감소하는 이유는 유튜브나 텔레그램 등 정보를 접할 수 있는 다양한 채널이 많아지면서, 애널리스트의 리포트 의존도가 저하됐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투자자들이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루트가 다양해지면서 애널리스트의 보고서에 대한 의존도가 떨어진 것이 사실"이라면서 "애널리스트의 보고서가 어렵고 세부적인 내용을 많이 다루는데, 쉽고 간단한 정보를 찾는 요즘 투자자들의 선호와 맞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법인 영업 상황이 부진한 것도 리서치 센터 입지를 좁히는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리서치센터는 법인 영업을 활성화하는 조직이다. 업계 관계자는 "리서치센터는 법인 영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조직인데, 요즘 지수 상황도 좋지 않고, 법인 영업이 예전 같지 않다"면서 "그래서 애널리스트나 리서치센터의 위상이 조금 내려간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토스증권, 카카오페이증권 등 신생 증권사들은 리서치센터를 아예 설립하지 않고, 소수의 애널리스트만 두고 있다. 토스증권은 애널리스트 2명이 개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투자 콘텐츠를 만들어 제공하고 있다. 따로 기업이나 시장 상황에 대한 리포트는 내지 않는다. 토스증권 관계자는 "토스증권은 리테일 영업만 100%하고 있어서 다른 증권사처럼 기관 투자나 홀세일 조직이 없어서 리서치센터를 따로 운영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카카오페이증권은 홀세일 사업부 내에서 법인 영업을 지원하는 형식으로 조직이 구성돼 있다. 카카오페이증권 관계자는 "법인 영업을 지원하는 차원에서 소속 애널리스트들이 리포트를 내고 있었는데, 최근 조직을 재정비하면서 리포트 발행도 중지된 상황"이라며 "3년 차에 접어들면서 여러 가지 사업을 재정비하는 과정에 있다"고 밝혔다.
일부 애널리스트는 증권사 안에서 다른 일반 부서의 업무로 전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사 관계자는 "애널리스트들이 회사 내 일반 보직으로 이동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면서 "다른 보직을 원하지 않아서 이직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운용이나 기금 등의 분야로 회사 내 일반 부서의 업무를 맡기도 한다"고 말했다.
김연지 기자 softpaper61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