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임상 '고배'…바이오텍 돌파구 '고심'

상장사 '관리종목' 지정에 매출 확보 시급
신약 임상 실패…자금조달·기술이전 난항

입력 : 2025-04-16 오후 4:19:59
 
[뉴스토마토 이혜현 기자] 핵심 파이프라인 임상 실패로 기업이 존폐위기까지 몰린 바이오텍들이 생존 전략 마련에 고심하고 있습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288330)스는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 BBT-877의 글로벌 임상 2상 탑라인 데이터를 공개했지만 1차 평가변수인 24주차 강제 폐활량 변화에서 유의미한 개선 효과를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폐 조직이 점차 딱딱해지며 폐 기능이 저하되는 희귀질환인 특발성 폐섬유증의 계열 내 최초 치료제 개발로 기대받았던 BBT-877은 임상 2상에서 유효성 입증에 실패하면서 신약 임상 일정에 차질이 불가피해졌습니다.
 
현재 브릿지바이오의 핵심 파이프라인은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 BBT-877와 타그리소 내성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BBT-207, 궤양성 대장염 치료제 BBT-401 등 세 가지입니다. 이 중 가장 상용화 속도가 빠를 것으로 점쳐졌던 BBT-877의 임상 성공을 전제로 계획했던 기술이전과 자금확보는 불가능해졌습니다.
 
지난해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브릿지바이오는 주력 임상 파이프라인을 성과를 기반으로 2년 이내 매출을 올려 관리종목에서 탈출할 계획이었지만 가장 유력했던 신약 후보 물질 BBT-877임상이 실패하면서 자금확보 통로가 사실상 차단됐습니다.
 
일반적으로 임상 2상에서 유효성 확보에 실패하면 신약 개발이 중단됩니다. 브릿지바이오 역시 임상 2상에서 유효성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추가 자금 투입 여력이 상실돼 개발을 중단하거나 다른 적응증을 검토하는 정도가 현실적인 대안으로 남아있죠.
 
회사 측은 "현금 포지션이 200억원 정도 남아 있어 자금 집행을 아낄 수 있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BBT-877 추가 데이터를 확보하고 혹은 다른 적응증에 대해 적용할 수 있는지 데이터 분석과 대안을 찾는 동시에 BBT-877 외에도 다른 후보물질에 대해 가능성을 열어두고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사진=픽사베이)

'엎친 데 덮친 격' 관리종목 탈출 '빨간불'
 
에스씨엠생명과학(298060)도 이식편대숙주질환 치료제 SCM-CGH가 임상 2상에서 1차 평가지표였던 12주 시점 전체 반응률에 대한 통계적 유의성을 충족하지 못했습니다. 에스씨엠생명과학은 최근 3년 중 2년간 자기자본 50%를 초과하는 법차손이 발생해 관리종목에 지정됐습니다.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다음에도 지정 사유를 해소하지 못하면 상장 적격성 실질 심사를 거쳐 상장폐지에 이를 수 있죠. 법차손을 개선해야 하는 기업 입장에서 현실적으로 자본을 조달하고 매출을 기대할 수 있는 신약 임상 파이프라인에서 성과가 나오지 않으면 타격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지엔티파마의 뇌졸중 신약 넬로넴다즈도 국내 임상 3상이 실패로 끝났습니다. 국내 24개 뇌졸중 센터에서 급성 허혈성 뇌졸중 환자 496명을 대상으로 넬로넴다즈의 임상 3상을 진행했지만 장애 개선 효과와 뇌신경세포 보호 효과를 입증하기 위한 주요 종료점에서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했습니다.
 
지엔티파마는 누적된 적자와 지난해 6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가 무산돼 추가 임상이 어려운 상황에서 나스닥 상장을 통해 자금을 조달한다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회사의 신약 개발 기술력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는 상황에서 나스닥 상장에 소요되는 높은 비용 부담과 엄격한 심사 기준을 통과할지 미지수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혜현 기자 hy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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