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주식' 판 삼성증권 전 직원들, 유죄 확정

2018년 삼성증권 '유령주식' 배당사고

입력 : 2022-03-31 오후 12:30:56
[뉴스토마토 박효선 기자] 2018년 ‘삼성증권 유령주식’ 사태 당시 잘못 입고된 우리사주를 팔아치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삼성증권 전·현직 직원들이 유죄를 확정 받았다.
 
대법원 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31일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구모씨 등 8명의 상고심에서 유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삼성증권 전 직원 구씨와 최모씨는 각각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과 벌금 2000만원이 확정됐고, 이모씨와 전 팀장 지모씨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과 벌금 1000만원, 나머지 4명은 벌금 1000~2000만원을 확정 받았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에 대한 공소사실 중 위계의 사용으로 인한 자본시장법 위반 부분 및 컴퓨터등사용사기 부분에 대하여 범죄의 증명이 없다고 보아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자본시장법 178조 2항에서 정한 ‘위계’, 컴퓨터등사용사기죄에서의 부정한 명령의 입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판시했다.
 
부정한 수단 사용으로 인한 자본시장법 위반 부분, 배임 부분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 대해서도 “자본시장법 178조 1항 1호에서 정한 ‘금융투자상품의 매매’ 및‘부정한 수단’, 배임죄에서의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 불법이득의사, 재산상 손해 및 이익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2018년 4월 삼성증권의 우리사주 배당 실수로 잘못 입고된 주식을 매도해 회사와 투자자에 피해를 입힌 혐의로 기소됐다. 삼성증권에서 우리사주에 대한 주당 1000원의 현금을 배당하려다가 실수로 주당 1000주를 배당하는 '배당 사고'가 발생하자, 자신의 계좌에 잘못 입고된 주식을 시장에 내다 판 것이다. 이로 인해 존재하지 않는 28억1295만주가 시장에 풀렸다. 112조원(전일 종가 기준 산정)에 달하는 규모였다.
 
당시 구씨 등 삼성증권 직원 16명은 총 501만주(1820억원 규모)를 시장에 내다 팔았는데 이 중 5명의 매도 주식은 거래가 이뤄지지 않았다. 금융감독원은 잘못 입고된 주식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매도 주문을 낸 삼성증권 직원들을 검찰에 고발했고, 검찰은 의도성을 판단해 13명은 불기소 처분, 나머지 8명만 재판에 넘겼다.
 
1심 재판부는 “타인의 자산을 관리하는 것이 본질인 금융업 종사자들이 직업윤리와 도덕성에 대한 신뢰를 근본적으로 배반했다”며 자본시장법 위반(부정 수단, 계획 또는 기교 사용), 배임 등 대부분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다. 다만 위계를 사용한 자본시장법 위반 부분과 컴퓨터 등 사용사기 혐의에 대해선 증거 부족 등을 이유로 무죄로 봤다.
 
이에 따라 구씨와 최씨는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 이씨와 지씨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나머지 4명은 벌금 1000만원∼2000만원을 각각 선고받았다.
 
2심 재판부는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행위로 인해 1년 이상 징역형이 선고된 경우 위반 행위로 얻은 이익에 벌금이 추가된다”며 1심 판결을 유지하되 이들에게 벌금형을 추가했다.
 
서울 삼성증권 지점. (사진=뉴시스)
 
박효선 기자 twinseve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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