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디지털 혁명이라고까지 불리는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을 어떻게 개척해 나갈지를 두고 IT서비스 업체들 외에 통신업체들도 치열한 물밑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국내 기업들의 클라우드 시장 진출은 아직 초기 단계입니다. 새 시장 개척을 위해 엄청난 자본 투입이 필요한 시점인데요. 이 시점에서 KT와 SKT는 비슷하면서도 조금은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시장 대응 측면에서 보면 KT가 SKT보다 한발 앞서고 있습니다. KT는 문서나 동영상을 서버에 저장해 놓고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쓸 수 있게 해주는 '유클라우드 서비스'를 이미 시장에 내놨습니다. SKT는 내부 클라우드 컴퓨팅 구축을 마무리한 후 현재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를 준비 중에 있습니다.
KT의 경우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서비스인 SaaS, 플랫폼을 제공하는 서비스인 Paas도 중요하지만 결국엔 인프라인 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크 등의 IT자원을 제공해 주는 IaaS 서비스를 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KT는 올 하반기부터 IaaS 서비스의 하나인 클라우드 호스팅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인데요. 시장 선점 및 확대를 위해 일단 낮은 가격으로 제공한다는 방침입니다. KT의 한 관계자는 "아마존, 구글 수준이거나 무조건 낮은 가격으로 서비스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KT는 IaaS 서비스 확대를 위해 기존 데이터센터와 별개로 클라우드 센터를 만들 계획입니다. 처음에는 기업을 대상으로 프라이빗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되 추후엔 이를 퍼블릭 클라우드로 상용화한다는 방침입니다.
SK 역시 프라이빗 시장에서의 레퍼런스를 구축한 후 퍼블릭 시장 검증을 위한 인프라 및 기술 개발 투자를 기반으로 한다는 방침은 같습니다.
SK는 현재 클라우드 데스크탑, 클라우드 호스팅, SaaS, PaaS 등에 걸쳐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검토 중입니다.
SK는 지난해 테스트베드를 분당에 구축한 이후 네이트 플랫폼을 통해 뉴스 등 60개 서비스를 제공 중인데요.
올해는 모바일 클라우드를 위한 홈페이지 'T-비즈포인트(T-bizpoint)'와 연계해 사업을 추진할 방침입니다. 서버 역할을 할 호스팅과 디스플레이 중심의 모니터 PC를 통해 올해 모바일 클라우드 상용화를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SK는 클라우드를 'T-오피스(T-office)'라는 자사의 모바일 오피스와도 접목해 각 기업의 시스템을 모바일화한다는 전략입니다.
특히 SK는 미국의 '오픈 시러스(Open Cirrus)' 라는 연구소가 하고 있는 '인터 클라우드(inter-cloud)' 사업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미국 시간으로 밤에는 쓰이지 않는 IT자원을 가상화해 한국에서 낮 시간에 이용하는 식인데요. SKT도 이 사업에 참여하는 것을 검토 중이며 이미 기술 실험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만 SK는 클라우드 시장에 대해 다소 조심스런 태도를 취하고 있습니다. 회사의 한 관계자는 "궁극적으로는 구글이나 KT의 데이터센터처럼 돼야 하지만 SK가 이런 전략을 세우는 게 지금 시점에 맞는지를 두고 고민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결국 비용대비 효율성의 문제인데요.
덧붙여 이 관계자는 "솔직히 말하면 클라우드는 초기 시장이어서 시장을 우선 지켜보고 내부에 기술을 축적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스토리지 사업 말고는 클라우드가 SK 입장에서 실제로 돈이 되는 시장인지 의문이라는 얘기로 보입니다.
뉴스토마토 김나볏 기자 freenb@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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