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혈경쟁에 새벽배송 잇딴 철수…마켓컬리는 '마이웨이'

인건비 등 고비용 부담에 BGF·롯데쇼핑 철수
샛별배송, 충청·부산 확대…인재 확보로 '내실 다지기'

입력 : 2022-04-19 오후 4:06:36
컬리 김포 물류센터 외부 전경.(사진=컬리)
 
[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새벽배송이 과열양상을 보이며 시장에 진출했던 일부 기업이 고비용 구조를 버티지 못하고 사업을 접고 있다. 반면 시장 선두주자인 마켓컬리는 적자를 내면서도 미래 성장성을 위해 안팎으로 몸집불리기에 주력하고 있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BGF가 운영하는 온라인 푸드마켓 헬로네이처가 새벽배송 사업에서 손을 뗀다. 지난해 말 새벽배송 서비스를 대전 등 중부권으로 확대한다고 밝힌 뒤 불과 4개월 만에 사업을 접기로 결정한 것이다. 
 
롯데쇼핑(023530)의 통합 온라인 쇼핑몰 롯데온도 새벽배송 사업을 시도했다가 2년 만에 철수했다. 이용률이 높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앞으로는 롯데마트와 롯데슈퍼 등 오프라인 점포에 기반한 2시간내 바로배송 서비스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이처럼 하나둘씩 새벽배송 사업을 접고 있다. 고비용 구조로 인해 사업 규모가 커질 수록 수익성이 악화되기 때문으로 보인다. 서비스 특성상 신선식품을 관리할 물류시스템이 필요하고 인건비, 포장재 비용 등도 일반배송보다 더 들어간다. 
 
상황이 이러니 BGF도 새벽배송 사업 종료 배경에 대해 "새벽배송 특성상 고비용 구조로 수익성 확보가 어렵고 최근 물류비 상승까지 더해져 향후 시장 전망이 어둡다고 판단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이같은 상황은 시장 선두주자인 마켓컬리도 풀어야 할 숙제다. 마켓컬리 운영사 컬리는 2018년 영업적자 337억원, 2019년 1013억원, 2020년 1163억원, 2021년 2177억원으로 매년 적자 폭이 커지고 있다. 
 
다만 컬리는 '계획된 적자'를 이어가면서 새벽배송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워가겠다는 포석이다.  교보증권에 따르면 국내 새벽배송 시장 규모는 2018년 1조원에서 2023년 11조9000억원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실제로 마켓컬리의 지난해 연간 총 거래액은 2조원으로 전년 대비 65% 증가했다. 매출도 2018년 1571억원, 2019년 4289억원, 2020년 9531억원, 2021년 1조5614억원으로 성장 추세다.
 
업계에선 마켓컬리의 새벽배송 시장 점유율을 40%대로 추산하고 있다. 컬리 관계자는 "마켓컬리 신규 가입 후 서비스를 경험한 고객의 재이용률이 높다"고 말했다.
 
(사진=컬리)
 
이 가운데 컬리는 안팎으로 성장 저변도 확대하고 있다. 마켓컬리는 그간 수도권 중심으로 '샛별배송(새벽배송)' 서비스를 제공해오다 지난해 5월 충청권으로 서비스 권혁을 넓혔고, 7월에는 대구, 연말에는 부산, 울산 지역까지 확장했다.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발판도 마련했다. 컬리는 올해 초 정관내 사업목적에 화장품 제조 및 판매업, 식당업, 학교급식 및 대규모 급식처 공급업 등을 추가했다. 더불어 서비스 고도화를 위해 테크 분야 전 직군에 대한 대규모 채용도 진행 중이다.  
 
대형 유통기업들도 새벽배송 시장에 진출해 출혈경쟁을 벌이는 와중에 하나둘 사업에서 손을 떼는 양상이다. 결국 고비용 구조에서 어느 업체가 얼마나 오래 버틸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되고 있는 상태다.
 
김대종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새벽배송은 일반배송보다 인건비를 1.5배 이상 더 지급해야 하기 때문에 비용부담이 크다"며 "이미 시장은 마켓컬리와 쿠팡이 장악하면서 후발주자들이 따라 잡기 힘들다"고 진단했다. 
 
이어 "마켓컬리와 쿠팡의 시장 점유율이 50%를 넘기면서 독점적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며 "결국 이들 외에는 장기적으로 새벽배송 사업을 이어가기 쉽지 않아 종국엔 두개사만 남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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