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용윤신 기자] 코로나19 이후 발생한 공급망 교란이 단기에 그치지 않고 향후 국제 통상의 기본틀이 될 수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글로벌 공급망 교란·원자재값 상승의 장기화는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 기업의 가격 경쟁력과 채산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에서다.
자국 또는 지역 내 공급망 자립화 강화가 한국의 대 중국 중간재 수출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제기되는 만큼, 다자주의에 기반한 무역활성화와 공급망 다변화가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20일 산업통상자원부가 개최한 '제7차 신통상 라운드 테이블'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개최한 국가미래전략 컨퍼런스에서는 다자주의에 기반한 공급망 다변화의 필요성이 각각 제기됐다.
이날 박병열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공급망 교란이) 일시적 현상이 아닌 새로운 기준이 될 수 있음을 인식하고, 다자주의에 기반한 무역 활성화와 공급망 다변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조상현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공급망 교란과 원자재 가격 상승은 우리 기업의 가격 경쟁력 약화와 채산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며 "범정부적 위기대응 시스템을 구축하고 민관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정대희 한국개발연구원(KDI) 글로벌경제연구실장은 "미중 경쟁은 양자간 무역 분쟁과 기술패권 경쟁 수준을 넘어, 진영간 가치와 규범의 경쟁, 안보 대립이 고조되는 보호주의의 진영화 단계에서는 한국 경제 및 기업에 부담이 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새 단계로 진입한 미중 경쟁에 대한 환경 변화에 대한 현실 인식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특히 우방 국가와의 공급망을 강화하는 TVC(Trust Value Chain)이나 탈 중국 공급망을 단기간 내 형성 가능성은 크지 않은 상황이다.
정대희 실장은 "우방국 간 신뢰 구축이 아직 취약해 보이며, 안보 논리와 시장 논리 간 균형과 조화 역시 쉽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이 각 공정에 고루 경쟁력을 갖춘 반도체 정도만 우방국간 공급망 구축이 용이하나 이 또한 상당한 비용과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첨단기술과 산업 주도권 확보를 위한 국가간 경쟁이 격화되면서 자국 또는 지역 내 공급망 자립화 강화는 중간재 수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정 실장은 "특히 중국으로의 중간재 수출이 위축될 수 있다"며 "신기술, 신산업 주도권을 둘러싼 산업강국 간 경쟁의 격화로 기술에 대한 접근성이 제약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안성일 산업부 신통상질서전략실장은 "정부도 공급망 위기 징후에 신속히 대응하고 수출 기업의 애로사항을 해소하는 동시에, 공급망 안정화 등을 위한 국제사회의 논의 과정에 적극 참여하겠다"고 강조했다.
20일 산업통상자원부가 개최한 '제7차 신통상 라운드 테이블'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개최한 국가미래전략 컨퍼런스에서는 다자주의에 기반한 공급망 다변화의 필요성이 각각 제기됐다. 사진은 부산항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용윤신 기자 yony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