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지난해 서울런 가입자가 전체 대상자의 8%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 관련 시민단체는 서울시를 상대로 서울런은 가입자 수에 비해 165억원이라는 막대한 예산이 낭비라며 사업 재검토를 요구했다.
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과 좋은교사운동은 26일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런은 막대한 예산에도 불구하고 그 효과가 검증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들에 따르면 지난해 2021년 서울런 가입자 수는 9069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대상자 11만4829명 중 7.9%로 비중이다. 해당 이용자들의 교과과정 평균 진도율은 49.5%였으며 회원 재신청 비율은 50%(학교 밖 청소년)~65%(저소득층 자녀) 수준이었다.
시민단체는 "진도율과 재가입율이 높지 않은 것으로 보아 무료라 시작했지만 실제 학습에는 별 도움이 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며 "무료 강좌임에도 단지 7.9% 정도만 가입해 사용한다는 것은 예산 낭비"라고 지적했다.
또 지난해 서울런 멘토링 서비스에 참여한 대학생 멘토 1인당 월 수당액이 평균 17만8000원인 것을 두고 "대학생들의 월 과외비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당에 우수한 학생들이 지원할지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서울시는 올해 서울런 신규 가입자가 꾸준히 늘고 있으며 활동 중인 멘토는 지난해 보다 많다고 즉각 반박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 신규 가입자를 다시 받기 시작한 2월25일 이후 현재까지 서울런 가입자는 이날까지 약 1만3540명이다. 지난해 신규 가입자를 받기 시작했던 8월27~12월31일에 가입했던 9000여명 보다 약 4500명 가량이 늘었고, 최초 가입자는 재가입자를 제외하면 5700명 수준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해 진도율이 낮았던 이유는 학기 중에 이미 다른 루트로 공부를 하고 있거나 지속 사업인지에 대한 의구심 또는 홍보 부족의 원인이 있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멘토는 1차 모집에서 1000명 정도를 모집했고 취직이나 개인 사정 등의 이유로 그만둔 인원을 제외하고 현재 890여명이 활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교육 사다리 복원' 정책인 서울런은 계층 간 교육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지난해 도입됐다. 저소득층 초·중·고교생, 학교 밖 청소년, 다문화가정 청소년 등을 대상으로 인기 강사의 온라인 강의를 무료로 제공한다. 그러나 교육계는 서울런이 교육청의 역할을 침해한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당시 서울시의회도 서울런이 EBS·강남인강 등 기존의 무료 인강과 중복된다며 지난해 서울시가 추경안에 올린 58억원의 예산을 36억원만 배정했다. 서울시는 멘토링 서비스가 차별점을 준다며 반박했고 올해도 시의회와 진통 끝에 올해 총 165억원을 배정 받았다. 본예산에서 온라인 콘텐츠 지원·멘토링 사업 등에 133억원, 추경에서 서울형 플랫폼 구축에 32억원 등이다.
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과 좋은교사운동이 26일 서울시청 앞에서 서울런 사업을 재검토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진=사걱세)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