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중국 '홍광미니' 돌풍…'캐스퍼 EV'가 재현할까

현대차, 캐스퍼 기반 경형 전기SUV 개발…2024년 출시
500만원대 홍광미니 중국 전기차 1위…시장 확대 견인
"가격 낮아져야"…폭스바겐·테슬라도 2천만원대 계획

입력 : 2022-04-28 오후 3:26:54
 
 
[뉴스토마토 황준익 기자] 현대차(005380)가 경형 전기차 개발에 착수하면서 전기차 대중화 속도를 앞당길지 주목된다. 중국의 경형 전기차 홍광미니가 테슬라를 위협할 정도로 큰 성공을 거둔 것처럼 현대차의 경형 전기차 역시 전기차 보급을 더욱 가속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연내 시험용으로 경형 전기차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제작할 예정이다. 현재 판매 중인 경차 캐스퍼를 기반으로 2024년 출시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재 경형 전기차를 개발 중에 있다"면서도 "모델이나 출시 일정은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캐스퍼는 지난해 9월 출시 당시부터 전기차 모델이 나올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미국 자동차 전문 매체인 카스쿱스는 현대차가 내연기관 엔진과 전기 배터리를 모두 탑재할 수 있는 캐스퍼를 추가해 국내는 물론 유럽과 인도 시장에 내놓을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차가 경형 전기 SUV를 생산하면 현대차는 경형부터 대형까지의 전기 SUV 라인업을 구축하게 된다. 현대차는 내년 대형 전기 SUV 아이오닉 7을 출시할 계획이다.
 
현대차 '캐스퍼'. (사진=현대차)
 
캐스퍼 EV(가칭)가 출시되면 국내 전기차 보급 속도는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아직 전기차 가격은 내연기관차와 비교해 높게 형성돼 있어 보조금 없이 선뜻 구매하기가 어렵다. 가격대가 낮은 경형 전기차가 시장 확대를 위해 필수적인 이유다.
 
상하이GM우링(SGMW)의 홍광미니는 지난해 중국에서 39만5451대가 판매돼 2위 BYD 친(18만7227대)과 테슬라 모델Y(16만9853대)를 제치고 전기차 판매 1위에 올랐다. 누적으로는 50만대를 돌파했다. 지난해 12월 한 달에만 5만561대가 팔려 월 5만대 이상 팔린 첫 전기차로 기록되기도 했다. 홍광미니는 2020년 8월에 출시된 이후 줄곧 테슬라 모델3와 모델Y보다 더 많이 팔리며 전기차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친환경 매체 클린테크니카에 따르면 홍광미니는 지난해 전 세계 전기차 판매량에서 테슬라 모델3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홍광미니의 강점은 단연 가격이다. 주행거리는 120㎞~170㎞ 정도지만, 가격은 2만8800위안(약 530만원)부터 시작해 테슬라 모델3 스탠다드(약 6000만원)의 10분의 1 수준이다. 한국에서 판매하는 르노코리아의 초소형 전기차 트위지(약 1300만원)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 조만간 홍광미니는 주행거리 300㎞에 차제를 키운 업그레이드 모델도 출시될 예정이다.
 
이호 한국자동차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전기차에 대한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정책 효과를 고려하더라도 홍광미니의 인기는 이례적"이라며 "주요 타깃층인 청년층의 수요에 맞춰 보조 기능들은 과감하게 생략해 500만원 초반의 강력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 것이 성공의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전기차 '홍광미니'. (사진=SGMW)
 
중국 내 홍광미니 돌풍은 글로벌 경형 전기차 시장 확대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자동차연구원에 따르면 글로벌 경형 전기차 규모는 2019년 9만대에 불과했지만, 연평균 38% 성장해 2025년에는 90만대에 달할 전망이다. 
 
자동차업계에서는 시장 확대를 위해 충분한 수준의 가격 인하가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현재 캐스퍼 가격이 최대 1960만원에 달하는 만큼 전동화 모델은 내연기관 모델과의 가격 차이를 좁히는 것이 관건이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배터리에 대한 가격이 얼마큼 낮춰 주느냐, 또 필요 없는 옵션은 얼마큼 빼서 실질적으로 전기차 가격을 보조금 없이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시대가 언제 되느냐가 관건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은 각국 정부의 배출가스 규제 등에 대응하기 위해 경형을 비롯한 보급형 전기차 출시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고급 전기차만으로는 점유율 확대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폭스바겐은 2025년 소형 전기 SUV 'ID.라이프'를 출시하고, 르노 역시 2024년 소형 전기차 '르노 5'를 출시할 계획이다. 두 모델 모두 2만~2만5000유로(약 2700만원~3400만원) 수준으로 내놓겠다고 밝혔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1위인 테슬라도 내년 출시를 목표로 해치백 스타일의 모델2를 준비하고 있다. 가격은 모델3의 절반도 안 되는 2만5000달러(약 2900만원) 수준에서 책정할 방침이다.
 
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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