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승호 기자] 롯데와 빙그레가 올 여름 1조8000억원 규모의 아이스크림 시장을 두고 진검승부를 벌인다. 롯데제과와 롯데푸드는 합병을 통한 시장 1위를 탈환으로 빙그레를 견제하겠다는 방침이다. 반면 빙그레는 주력 제품 판촉에 열을 올리는 한편 인수했던 해태아이스크림과의 시너지 전략으로 롯데 추격에 속도를 낸다.
1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현재
롯데제과(280360)는
롯데푸드(002270)와 합병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양사는 내달 27일 주주총회를 열고 합병 승인 절차를 밟는다. 주총에서 합병이 승인 날 경우 롯데제과는 오는 7월1일 롯데푸드와 합병이 완료된다. 이 두 업체가 합병할 경우 롯데제과는 국내 아이스크림 시장 점유율 1위에 다시 올라선다. 앞서 롯데제과는 빙그레가 해태아이스크림을 인수함에 따라 점유율 1위 자리를 내줬다.
식품산업통계정보시스템(FIS)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 국내 아이스크림 시장 점유율은 롯데제과 30.6%, 빙그레 28.0%, 롯데푸드 14.6%, 해태아이스크림 12.2%로 나타났다. 빙그레가 해태아이스크림을 인수한 만큼 빙그레·해태아이스크림 점유율은 40.2%에 달한다. 롯데제과가 롯데푸드와 합병할 경우 시장 점유율 45.2% 수준까지 올라가게 된다.
업계에서는 롯데제과와 롯데푸드가 합병한 이후 빙과사업 경쟁력 강화에 힘을 쏟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빙과 사업에서 두 업체가 겹치다보니 경쟁력이 높은 브랜드 라인업을 강화하는 작업에도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롯데제과의 영등포, 대전, 양산공장과 롯데푸드의 천안 공장의 운영 효율화 작업도 진행한다.
해태아이스크림 인수로 점유율 1위에 올랐던
빙그레(005180)는 다시 롯데제과를 잡기 위해 추격의 고삐를 틀어쥔다. 빙그레는 메로나, 슈퍼콘 등 주력 제품 마케팅 강화에 이어 다양한 신제품을 내놓으며 롯데의 뒤를 바짝 쫓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지난해 해태아이스크림과 브랜드 공동 마케팅을 진행했던 만큼 두 회사 간 시너지 전략도 기대해볼만하다. 앞서 빙그레와 해태아이스크림은 지난해 아이돌그룹 오마이걸을 공동 모델로 발탁해 슈퍼콘과 마루 시리즈 마케팅에 나선 바 있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다양한 종류의 아이스크림이 판매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아이스크림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5.12% 신장한 1조8153억원으로 추정된다. 그간 국내 아이스크림 시장 규모는 2017년 1조7725억원에서 매년 감소해 2019년 1조6134억원대까지 떨어졌으나 2020년을 기점으로 1조7000억원대로 오르며 반등에 성공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집에서 아이스크림을 먹는 소비자들이 늘었고 프리미엄 아이스크림의 증가, 아이스크림 전문점 매출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본격적으로 해제됨에 따라 나들이에 나가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빙과시장 경쟁이 한층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빙그레 관계자는 “성수기 아이스크림 시장 공략을 위해 메로나, 슈퍼콘 등 주요 제품 광고를 실시하고 트렌드를 고려한 다양한 신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pet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