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가 이동전화사업자의 사후 서비스 역할에 대한 의무를 강화한 이동전화단말기 AS 가이드라인 초안을 마련한 가운데, 통신사업자들은 이에 대한 이견을 보였다.
방통위는 통신사업자들의 의견을 일부 수용한 수정된 AS 가이드라인을 추석전 확정할 계획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14일 서울 YMCA 대강당에서 AS 가이드라인 초안을 발표하고, 사업자들의 의견을 듣기 위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방통위는 최근 스마트폰 이용이 활성화되면서 스마트폰AS와 관련한 이용자 피해가 증가함에 따라 스마트폰을 포함한 단말기에 적용되는 AS 가이드라인을 이동전화사업자와 협의를 거쳐 추진하게 됐다고 밝혔다.
방송통신위원회 CS민원센터와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에 따르면 올해 스마트폰 민원 접수는 총 1243건으로 이중 AS 불만이 422건으로 34%에 달했다.
AS 가이드라인 초안에 따르면 이동전화사업자는 품질보증기간, 수리비용 등 단말기 제조사가 규정한 AS 관련 내용을 이용자에게 충분히 설명하고 알려야 한다.
또 이용자가 단말기 AS를 요청하는 경우 AS센터, 지점•대리점 등 자사 유통망을 통해 접수를 받아야 하는 등 이동전화 사업자의 책임이 강화됐다.
특히 이통사업자들이 단말기 품질 보증 기간 만료일 1개월 전에 이를 이용자에게 단문문자메시지(SMS) 등으로 고지해야 한다는 항목에 대해 재검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윤수 KT 상무는 “단말기에 대한 책임은 기본적으로 제조사가 져야 한다”며 “이용자가 번호 이동 등을 하고 있기 때문에 만료일자를 알리려고 해도 다른 통신사로 가면 고객정보를 파악하기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김기천 SK텔레콤 상무는 “가이드라인에서 이미 대리점에서 AS에 대해 설명토록 했는데 별도의 SMS 통보가 과연 필요한가 싶다”며 “오히려 스팸성 정보로 취급돼 또 다른 불만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에 추가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통신사업자가 행할 수 있는 AS 범위의 한계에 대해서도 지적됐다.
김윤수 상무는 “가이드라인에는 이동전화사업자가 품질 보증 기간 내 교환 받은 단말기의 보증기간에 대해 보증 기간을 새롭게 기산한다는 내용 등이 있는데 이는 통신사업자가 자체적으로 정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다”며 “기본적으로는 제조사의 정책에 따라야 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기천 상무는 “특히 외산 단말 AS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이 안된다면 지속적으로 불만이 나올 수 밖에 없다”며 “외산단말에 대한 통신 이동전화 사업자의 기본적인 의무와 법적 관계 등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들이 들어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방통위는 통신사업자들의 의견이 어느 정도 타당성이 있다는 점에 의견을 모으고, 이를 반영해 추석 전에 AS 가이드라인을 확정할 예정이다.
이재범 방통위 이용자보호과장은 “다른 공산품의 경우도 SMS 통보를 보내도록 한 적이 없고, 제조사 자체도 시행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이통사에게만 과도하게 책임을 지라고 한 면이 있다는 데 공감했다”며 “가이드라인을 수정해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방통위는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후, 사업자들의 이행 여부에 대해 모니터링을 할 예정이다.
이 과장은 “10월 말쯤 사업자들이 약속한 가이드라인을 잘 지키는 지 모니터링할 예정"이라며 "지키지 않을 때 비슷한 내용으로 '고시'로 만들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