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 간 치열한 공방을 이끌었던 신한 사태가 일단락됐다.
신한지주 이사회는 14일 이사회를 열고 신상훈 신한지주 사장에 대해 직무정지를 결정했다.
전성빈 이사회 의장은 "라 회장과 신 사장 양쪽의 의견을 충분히 들었으나 이사회가 진위를 판단할 자리는 아니라고 의견을 모았다"며 "사장직을 계속 수행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직무정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표결에 대해 전 의장은 "11명의 표결 참여 이사 중 신 사장을 제외한 나머지 모두가 직무정지안에 찬성했다"고 밝혔다. 일본에서 화상회의로 이사회에 참여했던 히라카와 요지 이사는 표결 당시 개인 사정으로 참석하지 못했다.
◇ 신 사장 사실상 '해임'
당초 신 사장 동정론이 우세했던 재일교포 주주들까지 신 사장 직무정지안에 찬성했다는 점에서 이번 직무정지안은 사실상 신 사장의 '정치적 해임'으로 해석된다.
라응찬 회장과 이백순 행장에 대해 12일 고소까지 나섰던 재일교포 주주들은 결국 이 상태에서는 신 사장이 지주사 사장 업무를 계속해나가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전 의장은 "여러 공방에 대해 양쪽의 의견이 엇갈렸다"며 "이사회는 그것(진위 여부)을 결정할 만한 위치에 있지 않다고 판단해 직무정지를 내렸다"고 말했다.
신한지주 스스로 검증능력이 없다는 뜻이다. 여기에 일련의 사태를 거치면서 조직이 흔들려 검증 자체가 어렵다는 얘기도 된다.
신한사태는 결국 2라운드로 접어들며 사법당국의 수사 결과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이르면 다음달 초로 예상되는 검찰 조사 결과 발표, 이후 금감원 검사 결과가 이번 사태에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전 의장은 "검찰과 금감원에서 모두 별 문제가 없다는 판단을 내리면 그 때 상황을 보고 신 사장 직무정지안을 어떻게 처리할 지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라 회장은 일단 신 사장에 대해 직무 정지를 이끌어냈지만 결국 '상처뿐인 영광'을 얻게 됐다는 분석이다.
이번 사태 속에 안정된 경영 구도의 '신한'에 대한 기대감은 무너졌다.
최고위층을 중심으로 금융지주 내 파벌이 형성되면서 경영진 간 갈등이 임직원에게까지 비화될 가능성도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