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서울시 산하기관인 서울시사회서비스원(서사원)이 돌보던 중증 장애인들에 대한 돌봄 서비스에 공백이 발생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장애인들을 돌보던 인력이 빠져나갔지만 당장 대체가 어렵기 때문이다. 채용과정이 필요 이상으로 복잡하기 때문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3일 서사원에 따르면 뇌병변 최중증 장애인 A씨는 2019년 9월부터 서사원과 민간기관으로부터 돌봄 서비스를 받아 왔다. 일요일~수요일까지 주 4회는 오전 8시부터 밤 10시까지 서사원이, 목요일~토요일 주 3회는 민간기관이 각기 일상생활 지원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서사원은 A씨에게 2인 1조로 2년 6개월 동안 주·야간 돌봄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그러나 지난 4월1일 자로 담당 장애인 활동지원사가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지부장으로 선출(풀타임 근로시간 면제)되면서 인력 공백이 발생했다.
이에 서사원은 돌봄 서비스 유지를 위해 다른 활동지원사에게 시간 외 근무를 요청했다. 그러나 시간 외 근무를 강제할 수 없는 규정과, 대체 인력 충원 방식의 복잡함이 가중되면서 결국 지난 1일 자로 A씨는 민간기관으로 이관됐다.
서사원2020년 체결한 단체협약(제52조~제54조)에 따라 이런 문제가 생겼다고 주장했다. 단체협약에 따라 근로자의 자발적인 동의 없이는 휴일·초과근무를 할 수 없다.
현재 서사원 직원은 평일 오전 9시에 출근해 오후 6시에 퇴근하는 체계다. 특히 장애인 A씨의 경우는 와상 최중증의 서비스 기피 대상으로 강제 근무 명령 없이는 인력 배치가 어렵다.
서사원은 채용 구조의 복잡함도 이번 사태의 문제점으로 꼽았다. 정원 내에서 결원을 충원하는 경우에는 무조건 행정안전부 인사지침을 준수해 서울시와 협의를 해야 한다. 이 과정을 거치면 결원 채용하기까지 2~3개월의 기간이 걸린다.
이에 서사원은 "돌봄 서비스의 공공성 확보에 적신호가 켜졌지만 현재 구조로는 뚜렷한 방안을 세울 수 없다"며 "긴급성을 감안해 정원 내에서의 인력 충원은 서사원 재량에 맡겨야 한다"고 지적했다.
장애인 A씨는 서사원이 인력 부족으로 돌봄을 해지하자 서울시와 서사원에 4차례 민원을 제기하기도 했다.
황정일 대표는 "이런 일이 되풀이된다면 공공성 추구를 목표로 하는 서사원은 더 이상 존립할 이유가 없다"라며 "노조와 협의해 빠른 시일 내에 24시간 근무 체계를 갖추고 결원에 대해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정규직 인력풀을 마련, 채용 과정의 경직성을 해소하겠다"라고 밝혔다.
서울시사회서비스원지부 조합원들이 지난해 9월14일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열린 '돌봄서비스 공공성 확보와 돌봄노동자 처우 개선을 위한 서울시 대책 마련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