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민주노총이 서울시의 집회 불허에도 결의대회를 강행했다. 당초 1만여명이 운집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실제로는 이보다 절반이 조금 넘는 인원만 참석을 했고, 우려와 달리 경찰과의 물리적인 충돌은 없었다.
민주노총은 13일 오후 3시부터 서울 종묘공원에서 '차별없는 노동권, 질 좋은 일자리 쟁취 결의대회'를 열고 윤석열 대통려여 당선자와 인수위를 대상으로 공공부문 구조조정, 노동시간 유연화, 최저임금 등 국정방향을 비판하며 대화를 요청했다. 이 자리에는 주최 측 추산 6000여명의 노조원이 참석했다.
이들은 윤 당선자와 새 정부가 친기업·반노동 정책을 펼치려 한다며 비판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결의문을 통해 차별 없는 노동권 보장, 비정규직 없는 일자리 창출, 선택적 근로제 반대, 최저임금 업종별 차등 적용 반대, 중대재해처벌법 무력화 반대 등을 촉구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민주노총은 투쟁하는 조직이다. 윤 당선인이 재벌과 손잡는다면 우리는 2500만 노동자들과 손을 맞잡고 불평등 세상을 끝장내겠다"며 "다가오는 5년은 윤석열의 시대가 아니라 노동의 시대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초 이날 집회는 서울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무실 앞과 광화문광장, 여의도 등 서울 도심 60곳에서 산발적으로 열릴 예정이었다. 그러나 집회는 정작 신고 장소가 아니었던 종묘공원으로 결정되면서 도심 곳곳에 흩어져있던 노조원들이 집회 시간에 맞춰 모여들기 시작했다.
집회가 진행되는 동안 경찰은 집회 참가 목적의 차량 진입을 막기 위해 종묘 주변을 경찰 차벽으로 둘러싸고 8500명의 경찰력을 투입했다. 확성기를 통해 여러차례 집회 해산 명령도 방송했다.
집시법 시행령 제17조에 따르면 경찰은 불법집회로 판단되는 경우 종결 선언과 자진 해산을 먼저 요청한다. 3차례 이상 명령에도 자진 해산을 하지 않으면 강제 해산이 가능하다. 해산 명령을 따르지 않으면 6개월 이하의 징역 또는 5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한다.
그러나 3차례의 방송에도 강제 해산으로는 이어지지 않으며 물리적인 충돌 없이 집회는 2시간여 만에 마무리됐다. 그러나 미신고 집회인 만큼 경찰은 참가자들에 대해 감염병예방법 위반 사항 등을 파악해 수사에 착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노총 조합원 약 6000여명이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종묘광장공원에서 투쟁 결의대회에 참가하고 있다. (사진=윤민영)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