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륙하는 해외여행…LCC 대장 '제주항공' 비상이 시작된다

국내 LCC 중 단일기종 비행기 보유 가장 높아
LCC 중 일본·동남아 단거리 노선 점유율 1위
"본격 실적 개선 앞두고 선제적인 매수 전략 유효"

입력 : 2022-05-06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최성남 기자] 여행 수요의 본격적인 회복세가 점쳐지는 상황에서 국내 대표 저비용 항공회사(LCC)인 제주항공이 가장 빠른 시점에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이란 분석이 나와 눈길을 끈다. 국제 여객 정상화 시기을 앞두고 선제적인 매수 전략이 유효할 것이란 분석이다. 
 
국내 LCC 항공기 보유 대수. 자료=흥국증권 보고서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4일까지 올해 들어 제주항공 주가는 종가 기준으로 18.75% 상승세를 시현했다. 여행 수요 정상화 기대가 주가에 선반영되면서 주가 상승의 촉매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같은 기간 진에어(272450)(5.39%), 티웨이항공(091810)(9.15%) 등의 LCC 관련주도 상승세를 나타냈지만 제주항공의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에어부산(298690)은 같은 기간 -0.44% 하락세를 보였다.
 
주가 상승의 차별화에는 향후 예상되는 실적 개선폭이 다르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제주항공의 경우 국내 LCC 시장에서 단일 기종의 보유 비행기 대수가 가장 많고, 다른 LCC들의 공격적인 기재 도입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돼 수혜가 점쳐진다는 설명이다.
 
이병근 흥국증권 연구원은 "코로나가 장기화되면서 글로벌 LCC들의 재무상태가 악화됐다"면서 "당분간LCC들의 공격적인 기재 도입은 어려울 것으로 판단되는데, 국내 보유 여객기가 가장 많은 제주항공이 해외 여행 회복 시기에 가장 큰 수혜를 입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특히, 단거리 노선 중에서 가장 수요가 많고 빠르게 회복될 것으로 예상되는 일본·동남아 노선에 대한 제주항공의 높은 점유율이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 연구원은 "올해 2분기부터 미국·유럽을 중심으로 여객 회복이 이어지기 시작해 하반기부터는 일본·동남아 노선을 중심으로 여객 회복이 본격화될 것"이라며 "2019년 기준 일본 노선의 경우 제주항공의 점유율이 15.4%로 대한항공(003490) 다음으로 높으며, 동남아 노선의 경우에도 국내 LCC 중 가장 높은 점유율인 10%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LCC와 다르게 제주항공이 고수 중인 단일 기종 전략도 긍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보유 기종이 다양화되면 정비, 운항 인력이 추가돼 비용 부담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제주항공은 B737-800 기종의 비행기 39대를 보유 중이다. 이 연구원은 "단일 기종 고수 전략에 더해 탑승률이 정상화되면 좌석 단가 하락으로 이어져 타사 대비 가격 경쟁력을 가져갈 수 있다"며 "코로나 이후로는 여객 운항이 되지 않아 비행기 수가 많은 제주항공의 단위 원가가 비교적 높게 나왔지만, 해외 여행이 정상화될 경우 단위 원가는 2019년 수준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를 토대로 올해 제주항공이 적자폭을 축소하고, 내년부터는 수요 정상화와 함께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이란 분석이다. 흥국증권은 올해 제주항공의 매출액은 9623억원으로 전년 대비 252.4% 증가할 것으로 추정했다. 영업손실은 1070억원으로 적자가 지속될 것으로 추산됐다. 지난해 제주항공의 영업적자는 3171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이 연구원은 "상반기 관광객을 받기 시작한 일부 동남아 노선에서 여객 매출이 소폭 반등할 것으로 예상되나, 여객 회복이 미주·유럽 노선을 중심으로 회복되는 점을 감안했을 때 제주항공의 본격적인 여객 매출 회복 시점은 일본·동남아 노선이 본격적으로 회복되는 올해 하반기로 전망한다"고 덧붙였다.
 
제주항공 B737-800 모습. 사진=제주항공
최성남 기자 drks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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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