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재훈 기자] 올해 TV 시장 성장세가 둔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국내 전자업체들이 수익성 확보를 위한 '프리미엄'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
중국의 패널 저가 공세로 가격 경쟁에서 밀릴 수 밖에 없는 LCD TV보다 QLED, OLED 등 고가 제품 라인업을 강화하면서 마진 개선에 힘을 쏟는 모습이다. 통상적으로 평균판매가격(ASP)이 높은 제품은 원가 변동에 상대적으로 민감하지 않아 마진율이 높다. 따라서 이같은 이점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TV 출하량 전망치를 기존 2억1700만대에서 2억1500만대로 200만대 낮춘 데 이어 최근 2억1200만대로 또다시 300만대 하향했다. 이같은 분위기는 1분기 출하량에서도 감지된다. 1분기 세계 TV 출하량은 4726만대로 전 분기 대비 20%나 줄었다.
아이리스 후(Iris Hu) 트렌드포스 연구원은 "글로벌 인플레이션 악화로 비필수품 소비가 줄며 TV 판매가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며 "추가로 하향 조정될 리스크 역시 배제될 수 없다"고 진단했다.
서울 서초에 위치한 삼성전자 딜라이트 홍보관에서 삼성전자 관계자들이 네오 QLED TV로 게임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조재훈 기자)
트렌드포스는 1분기 삼성전자의 패널 구매량이 7.5%, 2분기는 9.5% 감소할 것으로 분석했다. LG전자의 2분기 구매량 감소폭도 20%를 상회할 것이란 전망이다. 여전히 높은 물류비와 지속되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중국 오미크론 확산 역시 올해 TV 시장의 불확실성을 한층 높이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높은 가격대의 프리미엄 TV로 승부수를 던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양사의 ASP는 두자릿 수 상승을 보였다. 지난해 삼성전자와 LG전자의 TV ASP는 전년 대비 각각 32%, 26.4% 올랐다. 일례로 삼성전자의 55인치 4K TV 중 QD-OLED TV 가격은 2199달러로 QLED TV(1059달러)·네오 QLED TV(1200달러)보다 약 2배 높다. 지난해 전 세계 TV 시장에 판매된 LG전자의 OLED TV의 ASP도 1861.7달러로 중저가 LCD TV 대비 3배 수준이다.
이미혜 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전 세계 TV 출하량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인해 지난 2년간 큰 폭으로 증가했으나, 올해는 각국이 일상으로의 복귀를 추진하면서 TV 출하량이 감소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국내 전자업체들은 수익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프리미엄 TV 사업을 한층 강화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LG전자의 '올레드 에보' 제품. (사진=LG전자)
삼성전자는 전체 TV 라인업에서 1000달러 가격 이상의 프리미엄 TV 비중을 지난해 24%에서 올해 27%까지 끌어올렸다. 삼성전자는 올해 네오 QLED 8K와 75형 이상 초대형 TV 라인업을 보강했다. 네오 QLED는 총 21개 모델로 8K, 4K 등 고해상도로만 구성됐다. 마이크로 LED TV에도 110형, 89형을 추가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미국에서 처음 선보인 QD-OLED TV의 유럽 시장 출시를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도 2022년형 OLED TV 22개 모델을 선보인다. 국내에는 지난달 77형 제품을 시작으로 83·65형 갤러리에디션 제품을 차례로 출시한다. 올레드 에보 갤러리에디션 라인업에 포함되는 세계 최대 97형 신제품도 연내 출시될 예정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액 기준 TV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29.5%로 1위, LG전자는 18.5%로 2위다.
조재훈 기자 cjh125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