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백서 발간 기념 국정과제위원회 초청 오찬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전연주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4일 "다음 정부는 우리 정부의 성과를 전면적으로 거의 부정하다시피 하는 가운데 출범을 하게 되었기 때문에 더더욱 우리 정부의 성과·실적·지표와 비교를 받게 될 것"이라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문재인정부 백서 발간을 위해 힘써온 국정과제위원회 관계자들의 노고를 격려하기 위해 마련된 오찬 모두발언을 통해 "방대한 국정자료와 통계를 포함한 백서를 남겼기 때문에 이 자료들은 앞으로 이어지는 다른 정부와 비교가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는 전날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새정부 국정과제가 문재인정부의 주요 정책을 폐기하는 방향으로 설정된 것에 대한 문 대통령의 노기로 읽혔다. 인수위가 발표한 110대 국정과제 중에는 검찰권 강화, 부동산 감세, 탈원전 폐기 등 문재인정부 정책과는 반대 방향의 정책들이 다수 포함됐다.
문 대통령은 "우리와 많은 점에서 국정에 대한 철학이 다르다고 느끼고 있지만 철학이나 이념 이런 것을 떠나 오로지 국민과 국익 또 실용의 관점에서 우리 정부가 잘한 부분들은 더 이어서 발전시켜나가고 우리 정부가 부족했던 점들은 거울 삼아서 더 잘해 주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렇게 생각한다면 오늘 남기는 우리의 방대한 국정기록은 우리들끼리 남기는 기록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미래의 정부들에게 계속해서 지침이 되고 참고가 된다는 점에서 매우 뜻깊은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오찬에는 조대엽 정책기획위원회 위원장, 김용기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 윤성로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장, 박종수 북방경제협력위원회 위원장, 김순은 자치분권위원회 위원장, 김사열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위원장 등이 참석됐다.
문 대통령은 "국정과제위원회가 정부와 국민 간, 정부와 민간 간, 전문가와 전문가 간, 전문가와 공무원 사회 간의 가교 역할을 잘 해주신 것에 대해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며 "국정과제위 역할을 다한 데 이어서 오늘 드디어 우리 정부 5년의 국정 기록을 22권이라는 대단히 방대한 분량으로 집대성해 줬다"고 노고를 치하했다. 국정과제위원회는 '위대한 국민과 함께 위기를 넘어 선진국'이라는 제목의 국정백서 총 22권을 분야별로 집필해 발간했다.
문 대통령은 "오늘 집대성된 국정백서를 받아보니 정말 뿌듯한 마음이 든다. 우리가 많은 일을 했다. 많은 성과를 거뒀다는 것도 뿌듯한 일이지만 국정백서가 중요한 건 기록의 중요함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국정이 항상 공개되고 언론이 취재해 모든 것이 기록될 것 같지만, 때로 언론은 편향적이기도 해서 전체 국정기록을 남기는 것은 정부가 해야 할 책무"라고 했다. 그러면서 "오늘 발행한 백서는 우리 국민이 연속되는 위기를 극복하고, 위기를 더 큰 도약의 기회로 삼고 끝내 선도국가로 나아간 '국민의 위대한 여정에 대한 기록'이자 '위대한 국민께 바치는 헌정'"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문 대통령은 이 과정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을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노무현정부의 성과는 시간이 지날수록 높이 평가되고 있는데, 그것은 당시 국정자료와 통계자료를 남겼기 때문”이라며 국정기록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전연주 기자 kiteju101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