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코로나19 영향으로 치솟던 세계 컨테이너 평균 운임이 올해는 줄고 있다. 중국의 상하이 봉쇄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장기화, 올 여름 미국 항만 노조 파업 여부 등 원인과 향후 변수가 다양하다.
8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세계 컨테이너선 운임지표인 상하이 컨테이너 운임지수(SCFI)는 4월29일 기준 4177.3을 기록했다. 올해 1월7일 5109.6 기록 이후 15주 연속 하락했다. SCFI는 중국 상하이에서 출발하는 주요 15개 항로 운임 지수다. 한국과 일본, 지중해, 유럽, 미국 동·서안, 중동, 동남아 등이 포함된다. 지난 2005년 12월 상하이 거래소(SSE)가 발표를 시작했고 지금은 2009년 10월 수치 1000을 기준으로 본다.
상하이 컨테이너 운임지수(SCFI) 그래프가 코로나19 이후 급상승하다가 올해 들어 점차 하락하고 있다. (자료=한국관세물류협회)
평균 해운 운임은 코로나19에 따른 컨테이너 선복량(적재공간) 부족으로 2020년 하반기 급상승했다. 2020년 5월 920.38이던 SCFI는 10월 1529.99, 지난해 5월 3495.76으로 오르더니 올해 1월 5000대를 찍었다가 내려가고 있다.
해운업계는 팬데믹 이후 여전히 물류 흐름이 엉망임에도 평균 운임은 감소한 주요 이유로 전쟁과 상하이발 물동량 급감 등을 꼽는다.
우선 유럽 항로에서는 전쟁 영향으로 시간 약속 못 지키는 컨테이너선이 늘어나는 등 물류적체 장기화가 예상된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과 덴마크 해운 조사기관 시인텔리전스에 따르면, 3월 북유럽 정시성(선박 제시간 도착 지표)은 14.4%로 전달보다 0.9%포인트 떨어졌다. 선박 100대 가운데 14대만 지각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0.1% 감소한 수치다.
시인텔리전스가 집계한 글로벌 정시성은 지난 2020년 6월 77.7%를 기록했다가 점차 하락해 지난해 3월 40.3%를 제외하고 30%대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3월 정시성은 35.9%다.
미국에선 팬데믹 이후 항구 인력과 화물 트럭 부족 등으로 항만 적체가 심화하고 있다. 지난 3월 로스앤젤레스(LA)와 롱비치 항구 수입 컨테이너 평균 처리기간은 6.3일로 전달 5.8일보다 늘었다.
상하이도 항만 인력 감소로 처리 능력이 줄고 선박 대기시간은 늘었다. 봉쇄 전 평균 재항시간은 1.7~1.8일이었는데 최근 2.5일로 증가했다. 화물 운송업체 젠카고 포워드에 따르면 이번 봉쇄로 상하이에서 수출 예약이 40% 감소했다.
지난달 21일 오전 부산항 신선대부두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업계에서는 상하이 봉쇄 종료가 평균 운임 상승으로 이어질 지 단정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전쟁과 미국 항만 노조-태평양해사협회 임금 협상 후 7월 파업 여부 등 변수가 다양하기 때문이다.
트레드링스 관계자는 “중국의 도시 봉쇄 장기화에 따른 수요 약세와 물류 혼잡이 이어지면서 대다수 해상 운임이 약세를 보이고 있다”면서도 “현재 운임은 전년 동기 대비 약 1.9배 수준으로 고운임 기조는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의 상하이 봉쇄가 해제되고 중국 내 공장들이 재개될 경우 물동량이 쏟아지며 해운 운임이 상승할 수도 있지만, 여러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며 “운임이 계속 하락세를 이어나갈지, 아니면 다시 상승할지 섣불리 예측하기에는 조심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