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용윤신 기자] 미국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대외 불확실성이 올해 연말까지 지속될 경우 우리나라 전 산업 생산이 1.4%포인트 하락한다는 국책연구기관의 진단이 나왔다. 수출의 경우도 5.1%포인트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미국의 긴축정책은 공급망 차질·세계 안보 위험성보다 우리 경제에 치명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경기 둔화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모니터링과 공급망 대응이 절실하다는 조언이다.

 

3일 국책연구기관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공개한 '대외 불확실성이 국내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통화정책과 러시아 관련 불확실성이 연말까지 지속될 경우 전 산업 생산 증가율은 1.4%포인트, 수출 증가율은 5.1%포인트 하락한다.

 

세계 경제 불확실성의 기폭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의 통화정책 전환 탓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의 경우는 주요 원자재가격의 등락을 반복시키고 있다. 두 국가 간의 협상 진전 가능성, 다른 국가로의 전쟁 확대 가능성, 핵무기 위협에 따른 전 세계적인 안보 위험 등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의 전개 양상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다.

 

미 통화정책의 경우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양적 긴축정책의 시기와 폭이 주된 영향을 주고 있다. 경기나 인플레이션 관련 뉴스, FOMC 위원의 발언 등에 따른 시장 기대 변동폭도 큰 상황이다.

   

KDI는 이 중 미국 통화정책의 불확실성 장기화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더욱 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미국 통화정책의 불확실성이 6월 무렵 끝나고 러시아 불확실성이 연말까지 가정할 경우 전 산업 생산은 0.6%포인트, 수출은 3.0%포인트 떨어진다고 분석했다.

 

반면, 미국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연말까지 지속되고 러시아 불확실성은 6월 종료될 경우 전 산업 생산은 1.4%포인트, 수출은 3.9%포인트 떨어진다고 봤다.

불확실성이 확대되면 가계는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비해 저축은 늘리고 소비를 줄이는 경향이 있다. 기업의 투자 지연과 맞물려 내수 둔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글로벌 수요 감소가 수출 하락으로 이어질 경우에도 경기가 둔화될 수 있다. KDI 측은 대외 위험요인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고 핵심 원자재 수급 안정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중국의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강력한 방역조치로 글로벌 공급망 교란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데, 이에 따른 주요 원자재 및 부품에 대한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봤다. 수입선 다변화 등 공급망 안정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도 주문했다.

 

김준형 KDI 경제전망실 연구위원은 "대외 불확실성은 국내 실물경제에 작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주요 불확실성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관련 정보를 수집⋅공유하며 투명성을 높이는 한편, 글로벌 공급망 교란에 취약해지지 않도록 대응체계를 구축⋅활용하는 노력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용윤신 기자 yony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