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맥스, 주력사업 수요 위축…수익성·재무 우려도

지분투자, 재무안정성에 부담요인
모빌리티 사업, 실적안정화까지 일정한 시일 소요

입력 : 2022-05-10 오후 3:54:16
[뉴스토마토 김연지 기자] 휴맥스(115160)가 주력사업인 셋탑박스 수요 위축으로 매출 부진과 수익성 저하가 이어지고 있다. 장기적으로 셋탑박스 부문의 외형 성장 가능성이 제한적이고, 신성장동력인 모빌리티 사업 실적 안정화에는 일정한 시일이 소요된다는 평가다.
 
등급 조정 내역. (자료=한국기업평가)
 
10일 한국기업평가는 휴맥스의 무보증사채 등급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Negative)으로 변경하고 주력사업의 매출 부진과 수익성 저하, 성장기반 강화를 위한 지분투자가 재무안정성에 부담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휴맥스는 2009년 10월 휴맥스홀딩스로부터 인적분할 돼 설립됐다. 전자장비 개발 시스템 및 영상처리시스템의 제조 및 판매를 목적으로 하는 회사로 현재 게이트웨이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휴맥스는 셋톱박스 수요가 위축되면서 2018년부터 매출이 감소하는 추세다. 영업수익성의 변동성도 높은 수준이다. 매출액은 2017년(1조6116억원)→2018년(1조4748억원)→2019년(1조1739억원)→2020년(8746억원)→2021년(6439억원)으로 꾸준히 감소했다. 
 
2021년에는 미국의 유료방송 가입자수 감소 및 부품 수급 차질로 매출 감소폭이 확대되면서 고정비 부담이 늘어난 가운데, DRAM 가격 상승에 따른 원가부담 증가 등으로 503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수익성 추이(연결기준). (자료=한국기업평가)
 
휴맥스의 주력사업인 셋톱박스 부문은 빠른 기술변화와 높은 경쟁강도로 산업 위험이 상승한 가운데, 선진시장을 중심으로 보급률이 포화되면서 전체 시장 규모가 축소되는 추세다. 특히, 전방 유료방송사업자의 가입자 감소가 셋톱박스 사업기반 및 수익창출력 측면의 구조적인 위험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셋톱박스 시장 성장을 위해서는 방송사업자들의 신규가입자 유치가 필요하지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의 시장 잠식 등 시장 내 빠른 기술 및 트렌드 변화가 업계 전반의 성장을 저해하는 상황이다.
 
한기평은 "선진국 시장 내 유료방송시장의 성숙도, 타플랫폼과의 경쟁 심화 등을 감안할 때 매출 회복은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지난해 4분기 이후 주요 원재료 가격의 안정화, 원가상승분의 판가 반영 가시화 등으로 수익성은 다소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휴맥스는 2018년 이후 차량용 안테나, 모빌리티 등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다양한 분야에 투자해 왔다. 한기평은 2019년 휴맥스모빌리티를 통한 하이파킹 인수, 2021년 하이파킹을 통한 하이그린파킹 인수 등으로 모빌리티 사업에 진출하면서 투자규모가 확대돼 재무부담이 가중됐다고 분석했다. 또 대부분의 투자회사가 사업초기로 영업실적이 미미해 투자자산 관련 손실이 영업외비용 확대 요인이 되고 있으며, 잇단 기업인수 관련 지분투자가 휴맥스의 재무안정성에 부담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분당사옥 등 보유자산 매각 및 자본 보강을 통해 차입 부담이 다소 완화됐지만, 휴맥스모빌리티 추가증자, 부동산 SPC 지분투자, 분당사옥 재임차에 따른 리스부채 계상 등으로 재무구조 개선 효과가 반감됐다. 작년 말 기준 투자자산은 장부가액 기준으로 3525억원에 이른다.
 
한기평은 휴맥스의 향후 사업 및 재무전망에 있어 셋톱박스 부문의 영업실적 추이와 신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모빌리티사업의 성과 가시화 여부 등을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다만 한기평은 주력 거래선인 북미 및 유럽지역의 유료방송 가입자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으며, 아시아 등 이머징마켓은 지역적 특수성과 접근성 이슈로 진입이 어렵고, 성장세도 과거 대비 둔화되고 있어 장기적으로 셋탑박스 업체들의 외형성장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휴맥스가 신성장동력으로 확장하고 있는 모빌리티 사업에 대해서는 휴맥스모빌리티의 연결기준 영업흑자를 달성은 2023년 이후에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모빌리티 사업 실적안정화에는 일정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 향후 사업확장 과정에서 추가적인 투자부담이 발생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봤다.
 
한기평은 "작년 4분기부터 메모리반도체 가격이 안정화되고 있고, 원가부담이 판가에 일부 반영되기 시작해 올해는 영업흑자 전환 가능성이 존재한다"면서도 "전방시장의 성숙도, 높은 경쟁강도 등을 감안할 때 실적 불확실성이 높아 영업실적 회복 수준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유상증자, 사옥매각 등을 통해 개선된 재무안정성의 통제 수준에 대해서도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연지 기자 softpaper61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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